12년 차 유학생인 나에게 쉬울 줄 알았던 질문
레스토랑+바에서 어느 프랑스인 창업가가 개최했던 만남 - 2
레스토랑+바에서 어느 프랑스인 창업가가 개최했던 만남 - 2
국제적인 교육 플랫폼을 만든 프랑스인 창업가가 물었던 두 번째 질문은, 해외로 나갈 때에 그 나라의 외국인으로서 현지인들과 친근한 관계를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묻자마자 자기의 경험을 먼저 이야기하였다.
창업가 왈: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프랑스인이라는 걸 알게 되자마자 친근하게 대할 수 있고 베프가 되는 셈이야. 응, 그렇게나 빨리. 뭐랄까..
그냥 내가 그렇게 행동하고 나와 다른 나라 사람이면 온전히 맞고 친해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미리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외국인으로서 현지인들과 잘 사귈 수 있어? 애초에 낯선 나라에 갈 때 그 나라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는 편이야?"
이 질문에 대해 난 잠시 몇 초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현지인들과 잘 못 어울릴 때도 많아. 하지만 정작 내 나라 친구들도 많이 없어. 어느 한 나라의 사람들과 모여 놀 때는 어색할 때도 많아.
난 내 나라 대중문화도 모르고, 이 나라의 대중문화도 잘 몰라. 그래서 솔직히 1:1로 만나 얘기하고 놀 때가 훨씬 많아. 대중문화에 대해 얘기하지 않아도 되거든. 모두가 동시에 같은 주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서.. 상관없더라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상관없이, 1:1로 마주했을 때 얼마나 통하는지, 얼마나 편한지가 다르더라고..."
10년 해외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그리고 지금도 해외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 사귀게 된 친구들을 보면 한국인 친구들도 아닌, 그 나라 사람들도 아닌, 나와 같이 거기서 머무르는 "외국인"인 친구들이 훨씬 많다. 한국인 친구이거나 현지인 친구라면 다 1:1로 사귄 친구들, '무리'라는 거엔 속하지 않는 친구들이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한국인이든 현지인이든 그 사람들만 여러 명 모여 노는 자리는 피하는 편이다. 다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주제에서 소외될 것 같은 불안함 때문에.
하지만 나도 지금 다시 한번 돌이켜 보면 한국인도, 현지인도, 그 나라의 "외국인"도 아닌, 나와 같이 어느 나라나 문화에 속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제3문화 아이들"이라는 무리에 속해 있어서, 그런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면 언제 처음 만났냐는 듯이 편해지는 마음이 생기는 것 아닐까 싶다.
따라서 난 그 창업가에겐 어느 나라 사람이든 상관없이 친해질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엔 나도 그 창업가처럼 나와 같은 "나라"에 속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자동적으로 느껴지는 그 편안함과 안전함을 더 추구하는 거에선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