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계속 돌아오는 이유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WordPress와 페북에 없는 그것
안녕 브런치. 얼마만인가.
2년 전 나는 '성공을 위해 반드시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라는 글을 쓰고 조회수가 꽤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남는다. 브런치에서 계속 알림을 줬기 때문에. 사실 그때 내 혼잣말을 읽어준 사람이 많네 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흔히 말해 외국에 오래 살은 "유학파"임에도 불구하고 (아, 유학파네~ 라고 해서 사실 "유학파"라는 단어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맞춤법이 엉망이어도 내 생각을 한글로 적는 걸 좋아하는 이유도 적었었고, 과외 플랫폼의 CEO를 만난 경험도 적었었다. 그때 브런치는 나에게 친구들과는 못하는 진지한 얘기를 브런치에 할 수 있어서 마음이 정말 편했던 기억이 남는다. 하지만 그 후 나는 학부 졸업과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느라 바빠졌지만 브런치 생각은 계속 났었다.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낼 수 있었던 곳이 브런치였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래 살았던 나는 어느덧 한국의 대학원에 들어와 열심히(내 기준)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 것은 분명한데, #인스타그램을 더 자주 하게 된 것 같다. 와... 인스타그램은 대단하다. Explore 페이지에 없는 게 없기 때문이다. 옛날 방송들도 나오고, 요즘 티비쇼도 나오고, 어디서 생기는지도 모르는 유머 짤들, 카드 뉴스, 기업뉴스, 주식 만화, 이혼 만화, 핱시 클립들, 틱톡 (그리고 이제 릴스도 포함), 이 글의 전체를 차지해도 모자랄 것 같다. 그 외엔 지인들의 일상 업데이트뿐이다. 지인들의 취향과 일상을 접할 수 있는 인스타는 진지한 생각을 나누기엔 적합하지 않게 느껴진다. 이런 글을 쓰기엔 글자 수도 많이, 아주 많이 모자라다. 인스타에 비슷한 글을 써도 진지충으로 보일 것 같아 쓰지 않는다. 아주 극히 친한 친구 들 만과 팔로우하는 부계정 (흔히 말해 "핀스타")는 몰라도... 아는 지인들이 다 팔로우하는 계정에서는 내 깊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꺼려진다. 인스타는 나에게 그런 곳이다. 최근에 인스타 활용에 대한 #웹툰 도 나왔는데,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는 각종 제품과 식당, 카페 등의 후기를 많이 올리거나, 학생들은 자신의 인턴 경험, ○○회사에서의 면접 경험, ○○지원단 경험, ○○하는 방법 들로 넘쳐났었다 (적어도 내 주변 지인들의 블로그와 카카오 맵, 네이버맵에는 그렇다). 아, 그리고 생각나는 게 한 가지 더 있다. 정신병원의 한 병동에서 봉사한 경험을 블로그에 쓴 적이 있다. 나는 분명히 ○○나라에서 봉사하는 경험이란 말을 썼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댓글에 어디 정신병원에서 한 건지 자기도 알려달라 라는 댓글이 많았다. 사실 정신병원의 병동에서 봉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런 기회도 정말 정말 드물다. 어느 한 댓글도 경험으로 하고픈데 봉사자를 받는 병원을 찾기 어렵더라, 어디서 한거냐 라고 여쭤보셨다. 나는 하나 하나 답글하며 "죄송하지만 한국이 아니라 ○○나라에서 했습니다" 라고 하면 다들 "아 그렇군요ㅠㅠ" 하고 아쉬워하셨다. 허허.
어쨌거나 이 플랫폼은 각종 후기 블로거에게 정말, 아주 좋은 플랫폼이다. 카카오나 네이버맵은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도에 식당이나 카페를 치면 블로그의 후기도 덩달아 뜬다. 와, 조회수 정말 많이 나오겠더라. 어디 다녀온 후기, 뭘 먹었는지의 후기를 정말 섬세히 적은 블로거들에게 항상 고맙다. 나 같이 어디 갈 때 리뷰를 꼭 보고 가는 사람들은 그런 글이 하나라도 있으면 끝까지 다 읽고 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여간 나에게 블로그는 그런 느낌이다.
#WordPress는 당연히 #블로거 라면 다들 고려해봤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플랫폼 중 하나이며 구글에서 서칭 할 시 잘 뜨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청중을 원한다면 더더욱 관심이 많이 가는 플랫폼이다. 나는 이 플랫폼으로 내가 누군지를 밝히고 내 실적, 내 전문지식, 사진 포트폴리오, 등을 올려놓기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내 이력서 같지만, 좀 더 창의적이고 나만의 색을 가진.. 그야말로 개인 웹사이트. 내 이름으로 거창하게 짓고 거기엔 나를 소개할 때 내 모든 관심사와 전문 지식을 정리해 두기 정말 좋을 것 같다. ("좋을 것 같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확실하게 보이지 않나.)
마지막으로 #페이스북. 외국에선 정말 일상 업데이트를 많이 하고, 특히 졸업하고 친구를 맺은 학교 선생님들은 페북에 자기들의 아이들, 일상생활, 사회생활 등을 공유한다. 20대에게는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이 있기 때문에 우린 페이스북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프로필 사진도 올리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 예전에는 "페이스북 스타"라는 단어도 들렸던 것 같은데. 이제는 당연히 "인플루언서"가 대세다.
그리고 한국에 좀 지내다 보니 한국의 유명 기업인, 개발자 등은 페이스북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았다. LinkedIn처럼 자신의 하루를 공유하고 전문 지식과 웨비나 등에 대한 소식을 올리는 것을 자주 봤다. 아, 한국은 페북을 LinkedIn처럼 사용하는구나를 깨달았다. 하여간 나는 그래서 페북에 뭘 올려야 할지 전혀 와닿지가 않는다. 가끔씩 내 이전 선생님들을 위해, 대면으로 오래 못 봤던 친구들을 위해 프로필 사진을 업데이트하는 것, 그리고 메신저로 채팅하는 것 외에는 페북을 쓰지 않는다. 아, 가끔 유머 비디오를 보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인스타에 훨씬 많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캐치해서 너무 많이 보여준다. 중독될 만큼.
드디어 마지막으로 #브런치. 브런치는 나에게 앞서 말했듯이 속마음을 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브런치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생각, 의견, 경험 등을 공유했다. 글을 쓰는 "작가"와 어느 책의 "저자"가 된 사람들을 보고 아, 나도 언젠가 그럴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만 수없이 들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은 아직 없다. 나는 진지한 얘기를 좋아하는 #진지충 이기 때문에 브런치의 글 공간은 나에게 아주 딱 들어맞는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다. 한두 명이 읽어주고 라이크 해줘도 나는 신기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속마음, 생각들을 담고 일기 같은 글을 읽었다는 한 개인이 있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공감"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보니 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에 항상 생각하는 편인 것 같다. 나는 이 플랫폼을 왜 쓰는가, 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인스타는 정말 유용한가 등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이것에 대한 생각은 하루를 잡아먹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끄적여 생각 정리를 좀 했으니 하루까진 잡아먹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