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파워 Jun 29. 2022

내 손이 어때서

굳은살 있고 조금 단단하고 멋진 손 

나는 회사에서 이미 운동 좋아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었고 키도 커서 높은 곳에 있는 물건 꺼내기, 벽걸이 시계 교체하기, 인쇄물 박스 옮기기 등 힘쓰는 일을 주저하지 않고 하고 있다.


회사에서 만나기만 하면 요즘도 운동해?라고 묻는 사람과 사람과 점심식사를 같이했다.

그는 60대 남성이고 최근 헬스클럽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뜸 내 손을 보더니


"여자 손이 왜 이래? 딱딱하고 굳은살도 많고.. "



내 손바닥이 어때서?






굳은살이라는 게 앉아서 공부만 해도 연필 쥐는 손에도 생기는 건데 이게 뭐 그렇게 특별한 일이라고 

남들보다 손바닥 굳은살이 몇 번 까지고 새로 생기고를 반복하면서 조금 단단해지고 투박해진 것뿐인데,

여자 손이 아니라니? 여자 손이란 무엇인가?(몰라서 질문하는 건 아님)

나는 그냥 운동하는 손을 가진 것뿐이다.


운동하는 곳에서는 남자 손, 여자 손 할 것 없이 연습 많이 해서 까진 손, 훅그립 하다가 멍든 손, 미끄러져서 까진 손, 덤벨에 맞은 손 등 다양한 투혼의 흔적이 남은 손만 존재한다. 







훅그립 테이프를 임시방편으로 손바닥 구멍을 막아본 날








굳은살이 몇 번 생겼다 까지기를 반복하면 손바닥은 더 강해진다. 












결국 손바닥이 까져서 손바닥 그립에 피가 묻은 날  










손바닥이 안 까질 수는 없을까?

장비(손바닥 그립)를 착용해도 까지는 건 마찬가지다. 

















한창 체조 동작을 잘하고 싶어서 미친 듯이 연습하던 때가 있었다. 

크로스핏 체조 동작은 기본적으로 턱걸이, 바에 가슴까지 닿아야 하는 체스트투바(Chest to bar), 두 발가락이 바에 닿는 토즈투바 그리고 바 위로 올라가는 바머슬업(Bar Muscle up) 동작 등 다양한 체조 동작이 있다. 

체투바(Chest to Bar)
토즈투바 (Toes to bar)



손바닥이 까져서 피도 보고, 다시 굳은살 벗겨질까 걱정하고, 손바닥 그립도 여러 번 바꾸면서 나는 모든 동작을 익혔다. 이제는 응용동작도 할 수 있고, 더 빠르게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바머슬업



그 과정에서 나는 좌절, 성취, 도전, 끈기, 인내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러니 '여자 손'이 아니어도 괜찮다.



자랑스러운 손바닥!


작가의 이전글 인정받지 않아도 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