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엘비-독립음악

직접 주인공이 되어 서사를 완성해낸 그의 독립영화

by 녹턴

독립음악 감상 후기

최엘비의 '독립음악'은 예술을 해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앨범이다. 예술가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예술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된다. 최엘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른 친구들과 학교에서 만나 크루를 만들고 활동을 이어나가지만, 언제나 조연으로서만 살아간다. 다른 친구들은 경연에 나가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지만 그는 그걸 집에서 tv로 지켜보고만 있다.


항상 조연으로 살았던 애
여기서만큼은 주인공 해보라 하지
뭐 조금만 더 들어줄래?
-아는 사람 얘기- 가사


산업군 중 특히 예술 분야에서는 중간이 없다. 사람의 반응으로 모든게 결정되는 산업인 만큼, 불안한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 최엘비는 이어지는 트랙에서 계속 자신이 힘들었던 상황들을 노래하고, 주인공이 되지 못한 자신을 한탄한다. 자기혐오적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는 자신의 내면을 가식없이 솔직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내면을 파헤칠 수록 그 결과물은 고통스럽지만 이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게 돈이 될 거라 생각 안 했지 안 번도
죽기 전엔 남겨야지 좋은 영화 한 편은
지켜봐, 내가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주인공- 가사


트랙 '주인공'과 '독립음악'에서, 그의 염원은 극에 달한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남기려는 의지와 관련한 이야기를 강하게 뱉어낸다. 두 트랙에서 주축으로 나오는 피아노 반주와 밴드 세션의 반주가 노래와 잘 어우러진다.


내 음악은 독립해
그 밑엔 과거들의 재가 쌓여있어
무너지지 않게 조심해
내 기억들의 잔해들을 찾고 있어
쓸만한 걸 찾아 조립해
날 닮은 음악을 만들어 가고있어
만약 내가 내일 죽어버린대도
내 음악은 내 유언처럼 남아있을걸
-독립음악- 가사


‘살아가야해.’로 이어지는 다음 트랙들은 잔잔한 멜로디로 앞에서 고조된 긴장감을 풀어준다. 브로콜리너마저가 피쳐링한 마지막 트랙 ‘도망가!’에서는 현실로 돌아간 친구의 꿈을 대신 가지고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열등감은 보편적인 감정이다. '독립음악'에서는 이런 열등감에 빠져버린 자신의 모습과, 이를 극복하고 멋진 영화 한 편을 만들어낸 한 사람의 서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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