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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이야기 Nov 25. 2022

[소소한 인생 이야기] 부캐에 대한 고찰

자기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

제가 즐겨 듣는 콘텐츠 중에 세바시가 있습니다. 세바시는 원래 영상 콘텐츠이지만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만 따로 추출해 제공하는 팟캐스트가 있었고 출퇴근길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듣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과 생각을 엿들을 좋은 기회가 되어 주었습니다.


출퇴근길의 적적함을 달래는 좋은 친구,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근 세바시 콘텐츠 중 건축가 백희성 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직업을 버리고 꿈을 찾다”라는 제목으로 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직업에 대해 가지는 강박관념에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백희성 님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영상을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래 링크 형태로 첨부하였습니다.


https://youtu.be/0XS-Q73epxs

세바시 237회 │ 직업을 버리고 꿈을 찾다 │ 백희성 건축가 │ 출처 세바시 유튜브 채널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꿈은 동사이고 직업을 명사이자 꿈을 위한 도구이다.”입니다. 이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꿈과 직업을 구분해야 하고 직업에서의 최종 목표인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위해 잘하든 못하든 다양한 직업을 도구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이야기할 부분은 강연의 내용 자체가 아니고 백희성 님이 강연 마지막에 던진 “나의 직업은 백희성입니다.”라는 부분입니다.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결국 백희성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자기 자신이 바로 궁극적인 직업이라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의 트렌드 중에서 개인적으로 부캐 트렌드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다른 모습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페르소나라는 심리적 개념으로 많은 연구와 사례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그러한 모습들을 서로 분리하고 마치 서로 다른 모습인 것처럼 활동하는 것이 과연 문제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출처 │ 하이닥


저는 오히려 이렇게 자신의 여러 모습을 서로 구분 짓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본인 스스로에게 좋은 행동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자기 모습을 구분 짓는다는 것은 내가 이런 상황일 땐 이렇게 대해달라고 하는 자신의 요구가 내면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산슬이나 지미유, 유발봉에게 유재석 아니냐고 했을 때 화를 내며 거부하는 모습은 비록 예능이기 때문에 일부러 더 부각한 행동이겠지만 만약 똑같은 행동을 현실에서 한다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부캐라는 틀에 갇혀 자기 생각과 행동,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외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회사에 다니며 회사에 다니는 자신과 퇴근 후 일상생활에서의 자신을 구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자체는 좋은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퇴근 후 일상생활에서도 회사에서의 일과 스트레스에 얽매여 있는 것은 정신건강에 안 좋은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잡코리아


하지만 그 구분 짓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지금의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 외의 요구나 이야기하지는 말아 달라는 것은 자신을 전혀 성장시키지 못하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모습이든 그 모든 모습은 자기 자신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특정 모습에서 너무 많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보다는 그러한 모습들이 총체적으로 합쳐져 있는 자기 자신 전체를 바라보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캐 트렌드에 대해 지나치게 “엄근진” 한 태도를 보인다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캐 혹은 사회적 가면이라는 개념 뒤에 숨어 지나치게 자신이 제시한 선에서 벗어나는 것을 전혀 용납하지 않으려 하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자신이 제시한 선에서 벗어나는 요구가 있더라도 그 요구가 정당하다면 잠시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더 단단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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