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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이야기 Nov 28. 2022

[소소한 인생 이야기] 보상과 동기부여

최근의 채용난을 겪으며 느낀 점

최근 광고·홍보·마케팅 직군의 구인 한파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크루트에서 2018~2022년의 분야별 입사 지원 건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광고·홍보·마케팅 분야 경쟁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던 것인데요. 특히 광고 분야 경쟁률은 0.4대 1까지 추락했다고 하니 예전의 어렵게 구직했던 기억이 떠올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사에서는 이렇게  광고·홍보·마케팅 분야의 경쟁률이 급감한 이유로 해당 직군의 업무 특성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업무 특성상 급한 마감이 있거나 관계사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광고 업종의 경우 광고 수주를 위한 경쟁 PT 기간에는 마감 기간에 야근이 집중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홍보 업무의 경우 미팅이 많고 급하게 협조를 구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저녁 자리에는 음주를 동반한 회의도 잦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https://brunch.co.kr/@ghkdfo1234/44


흔히 젊은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자존감이 강하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공식적인 의견들이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매우 약하고 모든 것을 챙겨줘야 겨우 할까 말까 한 행동을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젊은 세대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이런 부분들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만으로 광고·홍보·마케팅 분야의 경쟁률이  떨어지는 것이냐고 생각해보면 꼭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강한 강도라는 것은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며 결국 강한 동기부여를 만들어내는 요인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기사에서도 이렇게 격한 강도의 근무가 반복돼도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IT 개발자나 반도체 분야의 경우 같은 강도로 일해도 보상이 상당하지만 광고·홍보·마케팅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광고인이라는, 좋은 기업과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마케팅과 홍보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나 혹은 멋진 외형적 이미지에 동기부여를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보상과 연결되지 않는 사명감이나 이미지는 결국 얼마 못 가 그 힘을 잃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가 가장 그 부분을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서로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가지지만 결국 광고인들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두 사람 @박웅현 @이제석


저는 광고 회사에 다니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다운 회사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습니다. 가장 창의적이고 자율적이라는 광고 회사에 다니면서 오히려 반대되는 체계와 시스템에 대해 아쉬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이렇게 열정과 노력을 쏟아보아도 돌아오는 건 며칠 동안 청소조차 못 한 방과 넘치는 빨래, 그리고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인해 간단하게 때우는 밥 한 끼라는 것은 꿈과 사명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을 밤을 새우고 쪽잠을 자며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집으로 돌아와 나를 위한 보상이라고 멋진 타이틀을 붙이지만 결국 돈에 쫓겨 4캔에 만원하는 맥주를 마시고 잠들어 버린 나 자신을 발견할 때의 그 처량함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를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에게 나를 위한 보상으로 혼술에 대해 공감대를 샀던 드라마 <혼술남녀>


제가 앞서 발행한 브런치북을 다시 살펴보니 가장 큰 주제가 바로 보상과 동기부여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주변 사람들에게 보상과 동기부여의 관계에 대해 자주 말을 하고 다닙니다. 


출처 : 매거진한경


보상이라고 해서 꼭 무조건 돈을 많이 주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건 절대 공정하지도 않고 동기부여로 이어지지도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회사의 매출과 성장뿐만 아니라 직원의 삶과 생활의 질적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정한 피드백과 보상입니다. 초과근무, 야간근무, 주말 근무를 하며 자기 삶과 생활을 투자해 프로젝트의 성과를 만들었다면 그 즉시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렵다고, 아직 제대로 된 매출을 만들지 못했다고 그에 대한 보상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포괄 연봉이라는 제도 아래 숨어 금전적 보상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에 어느 누가 자기 삶과 생활을 투자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직원은 라면에 소주 한 병 먹으면서 삶의 고단함을 달래는데 대표나 임원진이라는 사람들이 멋진 스포츠카에 양주를 마시며 지인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과연 동기를 잃은 직원들을 책망할 수 있는 상황일까요?


광고업계를 너무나 사랑해서 20대를 다 바쳤고 사랑한 만큼 진절머리가 나서 떠나고 싶지만 결국 그 비슷한 일을 하며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 조금 더 과격하게 의견을 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보상과 동기부여의 관계에 대해서 모든 기업과 직장인들이 돌이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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