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독서 기록 19일차
10월 2일 수요일
오전 6시 45분
어제 쉬었다.
오늘 출근한다.
내일 또 쉰다.
매일 새로운 한 권의 책을 시작하고 있다.
완독의 목표를 세우지 않았고, 완독의 욕심도 버렸다.
오늘 시작한 책은 박혜윤의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 책>이다.
작가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일한 뒤,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시골에서 산다.
다음 내용은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 가져온 것이다.
영어에 대해서 내 마음을 가만히 열어놓는 것.
간판에 적힌 영어 단어 하나, 노래 가사에 나오는 영어 표현 하나에 반응하는 것.
알려고 해도 좋지만, 그저 '내가 모르는 건데' 그런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면 좋다.
의식적인 생각을 멈추지 않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영어가 재밌어진다.
발전해서가 아니라, 영어를 잘하게 되어서가 아니라
그냥 재밌어진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영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이므로 충분하다.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아니라,
충분한 데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즐거움이 된다.
10월3일 목요일 개천절
오전 8시
어제 시작해 놓은 글을 이어 쓴다.
나는 영어를 좋아한다.
그냥 좋다.
토익, 토플 등등의 영어 시험을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시험이라고는 오직 입시를 위한 영어, 수능 영어만 봤다.
한국식 영어 공부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쉽게 만점을 받았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약에 토익이나 토플을 공부했더라면 영어가 싫어졌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시험에서 점수가 안나와서 좌절감을 느끼고 영어를 멀리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아마도! 단언컨대!
내가 아직까지 영어를 좋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즐길수 있는 범위 안에서 영어를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음 문장은 책날개의 작가 소개에 나온 문장이다.
천천히 음미하듯 영어를 읽으며 원어민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원어민의 영어를 목표로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한국어와 영어의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해서 공부한다.
이렇게 영어를 도구로 끊임없이 실험하고 발견하며 지낸다.
영어 공부는 절대로 영어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 이 부분도 너무 좋다.
작가의 영어에 대한 관점이 내 마음을 뒤흔든다.
그래 바로 이거였어!
영어를 공부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이게 아니었을까?
본문을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내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이 책에 별 다섯개 평점을 주고 싶다.
나는 원서 읽기 모임 NTB(Nodding Through Books)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12월 13일에 시작해서 현재 6기를 진행 중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크리스티나 순토르 밧의 <A Wish in the Dark>이다.
49개의 챕터, 384쪽까지 있다.
그동안 읽은 책들도 결코 짧은 책들이 아니다.
1기 크리스마스피그 (The Christmas Pig) _ 288쪽
2기 프린들주세요 (Frindle) _ 105쪽
3기 해리포터1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_ 312쪽
4기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When you trap a tiger> _ 304쪽
5기 해리포터2권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_ 341쪽
NTB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 완독이 목표이다.
7기에 읽을 책 해리포터 3권 아즈카반의 죄수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는 쪽수가 무려 464쪽에 달한다. 뒤로 갈수록 분량이 장난이 아니다.
(쪽수는 영국판 종이책 기준)
해리포터4권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_640쪽
해리포터5권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_ 816쪽
해리포터6권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_ 560쪽
해리포터7권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_640쪽
원서읽기 모임을 운영하면서 영어원서 읽기가 결코 영어 공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원서 한 권 완독' 이상의 즐거움이 분명 있다.
나는 4가지 즐거움을 꼽을 수 있다.
첫째, 영어를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이다.
일상을 공유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영어 단어 하나로 찰진 한국어 수다를 떠는 날도 많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배운다.
둘째, 영어로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의 도움을 받아 단어장과 퀴즈를 만든다.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Playground AI에서 읽고 있는 책의 한 장면을 이미지로 생성해본다.
음악을 제작해주는 생성 인공 지능 SUNO AI 사이트를 이용해서 읽고 있는 책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다.
셋째, 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즐거움이 있다.
원서 읽기에 관심은 있지만, 해리포터 시리즈는 선뜻 도전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다른 책을 함께 읽어볼까 생각중이다. 기수와 상관없이 [NTB : Into the Mysteries] 프로젝트로 기존에 읽었던 책들과는 조금 다른 책에 도전하고 싶다. 청소년 소설을 넘는 수준으로 스릴, 미스테리, 모험, 추리, 공포, SF, 판타지, 로맨스 등등의 장르를 접해보고 싶다. 첫번째 책으로 <We were liars>를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Last but not Least), 참가비를 받는 즐거움이 있다.
신규멤버는 5만원, 기존 멤버는 3만원이다.
완독한 분들에게는 다음 기수 참가비로 만원을 받고 있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 the limits of my world.”
심리언어학자 프랭크 스미스는 말했다.
하나의 언어는 평생 동안 당신을 위한 복도를 제공하지만, 두 개의 언어는 그 길을 따라 있는 모든 문을 열어준다.
“One language sets you in a corridor for life. Two languages open every door along the way.”
르네상스를 이끈 프랑크 왕국의 황제 샤를마뉴가 말했다.
다른 언어를 가진다는 것은 두 개의 영혼을 가지는 것이다.
“To have another language is to possess a second soul.”
미국의 여성 작가 리타 메이 브라운이 말했다.
언어는 문화의 지도이다. 그 언어는 그 사람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Language is the road map of a culture. It tells you where its people come from and where they are going.”
이제 18일차 글을 마치려고 한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영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어느 때보다 정성스럽게 쓴 글이다.
*오늘의 영감 문장 :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무관심과 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이다. _한나 아렌트
합리적으로,
'감동'이 있는 영어 원서 읽기 모임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아고, 18일차 영감문장이었다.
*19일차 영감 문장 : 둔필승총_정약용
(둔한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 둔필의 기록이 총명한 기억보다 낫다)
역시 기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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