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J 남주 Dec 30. 2024

다시 시작, 토지 9권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10기 15일차

2주간의 쉼을 가지고, 토지 9권을 다시 펼쳤다.

3.1 만세 운동 이후, 종로는 1030호 상점이 일제히 문을 닫는'동맹철시'를 했다.

 

1장 '끝 떨어진 연'은 이상현의 이야기이다.

자신을 '끈 떨어진 연'이라고 느끼는 상현의 마음이 담긴 문장들을 남겨본다.


-모든 인연이 지겹고 귀찮다.

-상현이 실의의 깊은 수령에 빠진 것은 3.1 운동이 성과 없이 끝난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다소 심리적인 영향이야 끼쳤을 테지만 상현은 자기 자신, 이상현이란 한 인간에 절망했다는 것이 옳을 성싶다.

-억쇠에 대하여 화가 난 것은 아니다. 쉬고 싶은 것이다. 아니 죽고 싶은 것이었는지 모른다. 상현은 쉬는 것과 죽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 차이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도피에의 강렬한 욕구 때문이다. 

-비겁한 놈! 유약한 놈! 비애는 다시 멍이 든다.

-상현의 걸음이 무디어진다. 갑자기 역겹고 짜증이 치민다. 거리를 지나가는 뭇 조선인들의 얼굴이 보기가 싫다. 그것은 또한 자기 자신의 얼굴인 것이다.


나도 모든 인연이 지겹고 귀찮은 때가 있었으리라.

비록 지금은 그때가 생각나지 않는다.

2025년 올해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갑자기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곧 시간이다"라는 문장도 떠오른다.

권희철 문학평론가가 한강의 <흰>을 해설하면서 쓴 글에서 나온 문장이다.


무거운 월요일 아침이다.

그럼에도 묵묵히 시작했다.

눈이 떠져 시작한 아침.

'감사'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끄집어내어 본다.


감사합니다.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