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J 남주 Jun 20. 2024

내 삶의 police office/officer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Day 13

폭염 주의.

열 화상 주의.


날이 매우 덥다.

지금 경찰서에 가는 길이다.

국제운전면허증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구청, 우체국 같은 공공기관에 비하면 경찰서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8년 전 미국에 가기 전에 국제면허증을 만들기 위해 처음 방문했었고, 오늘 다시 국제면허증을 만들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다.


주차를 하고 건물 입구를 찾아 들어왔다. 

교통민원과의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창구 앞 의자에 앉았다.

면허증과 증명사진을 제출했고,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몇 분 후, 국제운전면허증을 받았다.

이 모든 과정이 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담당자로부터 국제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은 1년이고,

해외에서 운전할 때 국제운전면허증만으로는 안되고 운전면허증과 여권까지 항상 같이 소지해야한다는 주의사항도 들었다.


네, 감사합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담당자는 경찰은 아니었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볼 수 있는 40대 초반의 여자분이셨다.


다 끝난건가요?

네, 귀가하셔도 좋습니다.


국제면허증을 손에 쥐고 나오면서 듣게 된 옆옆 창구의 대화이다.

담당자는 경찰복을 입은 키가 큰 남자 경찰관이었다.

경찰서에 와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경찰서, 경찰관


도로에서의 경찰과의 인연은 딱 한 번이었던거 같다.

혼자 운전을 하고 있었고, 좌회전 신호가 있는 곳이었는데 지키지 않고 적당히 좌회전을 했었다. 신호 위반 차량을 잡기 위해 잠복(?)하고 있던 경찰차가 곧바로 사이렌을 켜고 따라 온 적이 있었다. 한 14년 전 쯤이다.


그리고 도로가 아닌 곳에서 예비 경찰관을 만난 적이 있다. 대학 3학년 때, 단체 미팅에서였다. 같은 학번 경찰대 다니는 사람이었다.  번 정도 만났었는데, 만남은 늘 주말이었고, 항상 경찰대복을 입고 나왔다. 손에 들고 있던 검정색 네모난 가방도 기억이 난다. 얼굴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이름은 아직까지 생각이 난다 ㅋㅋ (까먹은 줄알았는데)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미국 경찰도 있다. 

미국 교통법에는  move over law 가 있다.  이 법은 경찰관이 갓길 등에서 다른 차량을 단속하거나 사고 수습할 경우 서행 또는 방해되지 않는 다른 차선으로 주행하여야 하며, 위반시 범칙금이 부과될수 있다는 법이다.

역시 혼자 운전 중이었고. 내가 본 상황이 딱 이 상황 - move over  법이 적용되는 상황이었다. move over 법에 대해서는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행은 했다 - 도로에 서 있던 경찰관과 한참을 눈을 마주치며 지나갈 정도의 아주 느린 속도였다 - 하지만, 미처 차선 변경을 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약간의 미숙함으로 옆 차선으로 끼어들기를 제때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냥 지나가면 안 될거 같아서, 괜시리 걱정도 되고 해서, 사이렌 소리도 없었지만, 나 스스로 갓길에 차를 pull over 했다. 창문을 내리고 핸들에 손을 얹은채 가만히 기다렸다.  참 후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로 경찰관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엄청 긴장했었다.

여하튼 경찰관대화를 했다.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그의 질문에 내가 간단히 대답을 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경찰관은 종이에 뭔가를 한 참 쓰더니 -교통딱지였겠지- 나에게 주었다. 참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였던 거 같다.


이렇게 티켓을 받으면 인터넷으로 벌금을 내야한다. 또는 법원에 출두하여 할인 또는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내가 그냥 벌금을 내고 끝났을까?

아니다.

오래전이라 벌금이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역시 기록은 중요하다)


같은 동네에 살던 한국인 지인이 과속으로 큰 벌금을 내야했는데 지역법원에 호소를 해서 할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티켓(교통딱지)에는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날짜(보통 티켓을 받고 한달에서 두달 뒤)가 써있는데 그날 법원에 출두하고 재판을 거쳐 무죄판결을 받으면 벌금과 티켓은 없었던 일로 된다. 나를 잡은 경찰이 법정에 오지 않아도 벌금과 티켓은 없었던 일로 된다.


그래서 나도 지역 법원을 찾았다.

법정에는 관련자인 나만 입장할 수 있었다.

(남편과 당시 4살 딸은 밖에서 기다렸다)

내 차례까지 엄청 기다렸다.

죄수복을 입고 쇠사슬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판결이 먼저 있었다. 그 사람들은 법정 앞 쪽에, 높은 좌석에, 판사와 담당자들이 있는 곳애서 오른쪽에  따로 앉아 있었다.우리 같은 사람들은 판사가 있는 앞쪽, 판사석을 바라보는 낮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의자는 성당에서 볼 수 있는 긴 의자였다.

나처럼 교통벌금과 관련되어 온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이름이 불리면 앞쪽으로 이동했다. 맨 앞의 의자에 앉아서 또 대기했다. 그리고 일어나 쭈욱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담당관 앞에 섰고 나는 미리 준비했던 말을 - 열심히 외웠던 영어를 -  담당관 앞에서 말했다. 최대한 나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나는 현재까지 벌금 한 번 내지 않은 모범 운전자임을 강조해서 말했다.

너무 떨려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잘 전달되었는지 몰랐지만, 결국 나는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앞으로 내 삶에서 경찰서, 경찰관과의 인연은 또 언제 있을까?



-국제운전면허증 발급비 8500원 (기록)




작가의 이전글 해리포터와 철학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