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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Jun 24. 2024

6월의 마지막 주를 시작하며, 글쓰기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Day 15

6월의 마지막 주이다.

방학이 딱 한 달 남았다.

1학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이다.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우리 집 밥솥이 고장 난 거 같다.

밥이 완성되기 3분 전에 증기 배출이 되어야 하는데, 훨씬 전에 김이 다 빠져버린다.

밥알이 모두 다 따로따로 논다.

다행히 차로 10분 거리에 AS센터가 있다.

평일에 가야 하는데 시간 맞춰 가기가 쉽지 않다.


퇴근 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엘리베이터가 우리 층에 있었다.

내가 올라온 후로 아무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았나 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서 너무 행복했다.


어제 비가 와서 인지 베란다 베란다 문을 열어 놓으니 참 시원하다.

주말에는 맨발걷기를 못했다.

오늘부터 다시 맨발걷기를 할 거다.


함성고전북클럽에서 읽고 있는 톨스토이의 '부활'은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다음은 지난 토요일 새벽 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발제문이다.  

 


(1)번 발제문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나에게 각별한 엄숙함이 부여되는 시간은 남편의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남편은 집에서 아침을 먹지 않는다. 야채와 과일을 통에 담아 가져가서 사무실에서 먹는다.

나는 보통 전 날 저녁에 준비해서 냉장고에 넣어 둔다.  

야채를 씻고, 먹기 좋게 잘라서 정사각형 플라스틱 통에 꾹꾹 눌러 담는다.

채식주의자인 내가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아침으로 야채와 과일을 먹는 남편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아침이기에 나에게는 이 시간이 각별히 엄숙한 시간이다.    

다양한 야채와 제철 과일 (요새는 사과 비싸서 안 먹음. 딸기 시절도 끝남. 맨 오른쪽이 오늘 사진 )

(2)번 발제문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우리가 지구사랑, 환경보호, 생태교육 등등을 하면서 사용하는 자료들이 일회성인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얼마전에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는 내용의 종이집 만들기를 했는데, 사실 버려지는 종이와 스티커 등이 참 많다.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교육'을 목표로 하기에 무언가를 만들면서 지구환경에 대해 인식하는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하면 그 목표에 부합한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지구사랑 교육을 하면서 나오는 쓰레기의 양도 무시못한다. 교육자로서 나도 참 헷갈린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2)번 발제문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나는 아이들의 말에 반응을 격하게 하는 편이 아니다. 어떤 일이든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크게 호들갑 떨지 않기. 크고 작은 일에 휩쓸리지 않고 무던하게 지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 투영된 반응법이다. 하지만 나의 의도와 달리, 나의 이런 느슨한(?) 반응에 둘째는 엄마가 자기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고 불만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대에 내가 참 좋아했던 구절이다.

인생모토 중 하나인데 둘째에게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우리 집 둘째는 소리에도 약간 놀라는 엄마 사자를 좋아한다.

엄마가 그물에도 가끔은 걸리기를 원한다.

진흙도 좀 묻히고, 혼자서 가지 말고 자기 말에 쿵짝쿵짝 같이 해주기를 원한다.


(3) 번 발제문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나는 이런 경험은 없는 거 같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일지라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는 느낌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그런데 연예인 중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트롯으로 유명해진 '정동원'이라는 가수가 있는데, 2019년 당시 1 ) 


(4)번 발제문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나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신선한 야채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퇴근 후, 씻어 놓은 야채를 씹어 먹으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야채를 씹을 때 나는 아삭아삭 소리에 지쳐있던 온몸이 깨어난다. 그리고 그 맛은 나의 입을 정화시켜 주고, 내 몸을 정화시켜 준다. 가공식품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이 주는 맛이다.

긴장을 풀어주는 음식은 따로 없다.

용기를 주는 음식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첫째를 낳기 전에 장어를 먹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예정일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장어를 먹게 된 것이다. 큰 연관성은 없지만 '장어를 먹고 출산했다'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둘째의 예정일이 다가왔을 때 장어를 먹으러 갔다. 장어 때문인지 몰라도 둘째도 순산했다.

셋째 출산일을 며칠 앞두고, 다 같이 장어를 먹으러 갔다. 이 정도면 장어는 용기를 주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채식식단으로 바꾼 후 이제는 더 이상 장어를 안 먹는다. 그래도 급식에서나 식당 간판에서 장어를 보면 '출산'이라는 단어와 연결이 된다.

그리고 나는 옥수수를 엄청 좋아한다. 쪄 놓은 옥수수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 둔다. 간식으로 한 번 쪄서 먹는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옥수수이다.


글쓰기 챌린지 15일 차 글은 여기까지다

석진님께서 글쓰기 단톡방에 공유해 주신 글귀이다.


그저 삶을 쓰면 된다. 글쓰기가 꾸준히 이어진 이유는 삶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스테르담 지음


"글쓰기는 삶쓰기다"로 살짝 바꾸어 본다.

이 한 문장이 오늘도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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