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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더 Dec 02. 2019

오늘도 비트코인은 꿋꿋이 갈 길을 간다

상승장과 하락장일 때 사람들의 행동은 어떻게 변화할까.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잠시 주춤하더니, 큰 폭의 하락이 나오며 많은 투자자를 울상짓게 하였다. 올 7월 업비트 기준 1700만 원 근처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870만 원 언저리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이번 큰 하락 이후 대부분의 투자자는 다시금 재차 하락이 올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물론 필자 역시 단기적으로 하락을 보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 하락은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을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처분하고, 다시는 이런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타이밍이 아니란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이라는 투자자산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과거의 아픈 경험을 꺼내 보자


지난 2017년 겨울,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투기’를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코인 가격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코인을 사기 시작했다. 백서 하나만으로 몇백억을 모금했고, 거래소 상장만 되면 2배, 3배로 가격이 올랐다. 대부분의 코인은 그해 여름 대비 5배 이상 올랐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내 지인들의 절반 이상이 코인을 사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술과는 거리가 먼 부모님과 부모님의 지인들조차 코인을 사고 ICO를 참여했으니 말 다 했다. 이들은 주식조차 사 본 경험이 없었다. 한국의 김치 프리미엄은 50%에 육박했고, 재밌던 것은 이 김치 프리미엄이 앞으로 왜 빠지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점이 오갔고 대다수의 사람이 동의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안다. 그 많은 투자자를 태우고 그대로 밑으로 낙하했다.


형 어디가..?

2800만 원하던 비트코인이 800만 원 정도에서 하락을 멈춰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 하락은 거침이 없다. 2018년 말 많은 사람들은 다시 6,000달러 근처에서 비트코인은 반등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2만 달러를 넘어 그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과는?


지하실이 있었어?

많은 투자자를 태우고 다시 밑으로… 이제 비트코인은 3,000달러가 멀지 않았다. 이때 나온 대부분의 뉴스를 기억해 보자.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망했다’, ‘비트코인은 1,000달러를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뉴스들과 함께 엄청난 거래량이 동반되며 거래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버티던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코인의 가격을 보며 눈물을 머금고 매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6개월 후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

이전의 하락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저점 대비 4배의 상승을 기록하였다. 다시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페이스북 리브라 이야기가 주위에서 들리며 많은 지인이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보고 매수를 하였다. 앞으로 비트코인은 잘 될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비트코인을 의심했던 자신을 원망한다. 그렇게 다시 비트코인에 몸을 실었는데, 결과는?


내려?

왜 항상 비트코인 가격은 투자자들의 생각과 반대로 가는 것일까?



우리의 본성이 모여 마켓 사이클을 만든다

위 사진은 2013년부터의 비트코인 가격 로그차트를 가져온 것이다. 이 차트,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어디서 본 것과 비슷하지 않는가?

하워드 막스의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에서 나오는 그림이다. 정말 비슷하다. 암호화폐 시장을 2년 이상 직접 경험하면서 나는 암호화폐 시장이 정말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워드 막스는 인간의 본성이 어쩔 수 없이 시장에 파동을 형성한다고 하였다. 주식이 계속해서 오르고, 흘러나오는 ‘긍정적인 전망’에 대한 이런저런 신문 기사나 뉴스를 접하게 되면 투자자는 리스크를 망각하고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그러한 기쁨도 잠시, 너무나 고평가된 주식은 하락을 하게 되고, 이 하락은 많은 투자자의 부정적인 시선 등과 겹쳐 적절한 가격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저평가된 가격까지 내려가게 된다. 방금까지 시장을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봤던 투자자들은 돌변해서 시장을 굉장히 위태롭고 리스크가 많은 곳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저평가된 구역까지 가격이 내리게 되면 조금씩 매수가 일어나게 되고, 눈치 빠른 투자자들이 먼저 매수를 시작하며 다시 상승으로 사이클이 전환된다.


상승장일 때, 막스가 얘기하는 투자자가 접하는 상황을 몇 가지 들고 오겠다.  


매스컴은 좋은 뉴스만 전달한다.

투자자들이 점점 자신감을 가지고 낙관적인 성향을 갖는다.

리스크를 드물고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탐욕이 행동에 동기를 부여한다.

회의론적인 시각이 적다.

아무도 상황이 잘못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다. 좋지 않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을 무시한 채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해서만 염려한다.

시장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기꺼이 매수할 것이다.

주식 보유자는 자신의 똑똑함에 감탄한다. 아마 더 많이 매수할 것이다.

방관자들이 후회하며, 항복하고 매수한다.


어떤가? 2017년 말의 상황을 떠올려 보자.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히 일치한다.


반대로 하락장일 때, 몇 가지 상황을 보자.  


매스컴은 나쁜 뉴스만 보도한다.

투자자들은 걱정이 많아지고 침체된다.

어디에나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수용하면 돈을 잃는다고 여긴다.

공포가 투자자 심리를 지배한다.

아무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떤 부정적인 결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 하지 말라’는 말이 ‘저점 매수’를 대신한다.

주식 보유자들은 스스로를 바보 같다고 생각하며 환멸을 느낀다. 그들은 자신이 한 투자 이면의 근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포기하고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사람들이 하락세를 더욱 심화시킨다.

아무도 매수 이유를 생각하지 않는다.


2018년 말의 상황과 정말 똑같다.


많은 투자자의 생각과 다르게 가격이 움직이는 이유에 대한 힌트를 여기서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들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따라서 위와 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다. 두려움에서 매수하고 환희에서 매도하라는 말이 결국 이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반응이나 시장 분위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재 비트코인이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 있는가?’, ‘그리고 만약 상승 추세에 있다면, 사이클의 하단 / 중심부 / 상단 중 어느 부분에 위치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오늘도 비트코인은 꿋꿋이 갈 길을 간다

어떤 시점에서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끊임없이 상승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또 다른 시점에서는 비트코인은 끝났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트코인은 장기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말 꿋꿋이 비트코인은 갈 길을 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블록체인 업계에서 이뤄졌다. 2015년, 우리는 비트코인 선물을 CME에서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그리고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 것이라고 꿈꿀 수 있었겠는가?


우리가 그리는 비트코인의 장밋빛 미래는 한 번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즐거움과 슬픔이 동반될 것이다. 그러니 하루의 가격 변동에 슬퍼하지 말자. 또한 이것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자. 아, 하지만 이 상승추세가 깨진다면 비트코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잊지 말자.



본 콘텐츠는 블록체인 인사이트 미디어 '노더'에 기고된 글입니다.

https://noder.foundation/market-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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