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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별 Dec 18. 2023

겨울햇살

poème dédié à l'enfant d'hiver

다별 낭송

햇살이 내 얼굴을 향해 쏟아질 때

네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눈이 부셔도

그 빛으로 나를,

그리고 세상을 보는 게 좋아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기를 반복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도

이 공간 가득한 귤빛은

여전히 나를 안아준다

분명 너를 닮았다


두 뺨을 물들였던 따스함이 옅어지고

귤빛으로 보이던 세상은

내 시선을 오렌지빛 하늘로 데려간다


더이상 눈이 부시지 않아서

이제야 네 마음의 빛깔이 보이고

나도 그 빛으로 물들고 싶어졌는데

너무 멀다


그 빛이 사라지기 전에

가득 담아두려고

나는 눈을 떼지 못한다


어둠이 내리면

하늘에만 별이 뜨는 게 아니라

네 빛을 담고 있던

내 눈에도 별 하나가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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