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키즈카페

스웨덴은 키즈카페가 없다고?

by 노랑연두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부모도 바빠지기 시작한다.




내 아이도 참 금방 큰다. 처음에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한 채 매일 누워있던 아이가 아닌가. 하지만 금세 뒤집고 기고 앉고 어느새 걸어 다니기 시작한다. 넘치는 에너지에 기동성까지 탑재하니 쫓아다니는 것도 일이다. 무엇을 하든 금세 실증 내는 탓에 부모는 뭐하고 놀아줘야 할지 매일매일 고민이 된다.

20190917_131504.jpg 좁은 집을 더 좁게 만드는 주범! 소셔 바운서 바로 옆 미끄럼틀.
20180822_143211.jpg 초보엄마들에게 화장실 갈 시간을 준다는 꿈 아이템!타이니모빌과 바운서 조합

이때 쉽게 찾는 게 바로 '국민' 장난감이다. 타이니 모빌부터 시작해서 소셔, 바운서까지는 어찌어찌 놓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을 들여놔야 하나 싶다. 하지만 코딱지만 한 집에 무한정 장난감을 늘릴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 게다가 새 장난감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2주나 될까, 금방 관심이 없어하기 때문에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진다.



이때 많이들 시도하는 게 키즈 카페다.


아직 놀이터를 가기엔 어리고 날도 춥고 때론 공기도 안 좋으니 안전한 실내공간인 키즈카페를 선택하게 되는 것. 게다가 대부분의 키즈카페는 돌 전에는 무료이거나 입장료가 있다고 해도 저렴하여 한번쯤 시도해볼 법하다.

20200704_155105.jpg 블럭놀이 중@한국의 키즈카페



스웨덴에는 키즈카페가 있을까?


첫째가 돌이 되어갈 무렵이었다. 문화센터에서 만난 아기 엄마들 카톡방에서 키즈카페를 가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한국에 같이 갈 수 없지만 스웨덴에서라도 키즈카페를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구글 지도에 Indoor playground부터 키워드를 바꿔가며 검색해도 나오는 게 없었다. 다들 밖에서 놀고 오픈 유치원에서 놀아서 키즈카페가 없는 건가? 결국 첫 번째 스웨덴살이는 의문만 남긴 채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1년 반 후,
다시 스웨덴에 돌아갔다.


오랜만에 만난 스웨덴 지인들과 얘기를 하는데, 글쎄 여기에도 키즈카페가 있다는 게 아닌가! Leoland, lek och bus는 체인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exploria나 solna cetrum의 키즈카페까지.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714081939_0_crop.jpeg Google에서 실내놀이터(lekplats inomhus)를 검색한 결과


그런데 처음에 갔을 때는 왜 찾을 수가 없었을까? 그건 대부분의 키즈카페는 일산, 성남, 광명, 안양 같은 주변 도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늘 도심 안에서만 돌아다니던 탓에 교외까지는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왜 스톡홀름에는 키즈카페가 없을까?


스웨덴의 키즈카페는 거대한 미끄럼틀과 방방이 위주의 익스 트림한 놀이 위주이다. 따라서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스톡홀름은 오래된 도시이고 땅값이 비싸서 넓은 공간이 필요한 스웨덴식 키즈카페를 만들기엔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스웨덴의 키즈카페는 어떨까?


처음 갔던 스웨덴의 키즈카페는 정말 신세계였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크기가 운동장 만했다. 먼저 올라가고 내려가고 지나가고 미끄럼틀 타고 장애물이 2층 높이에 몇백 크기로 거대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을 넣어 만든 놀이기구인 에어 바운서가 있었는데, 높고 경사가 가파라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데 어른인 내가 타도 스릴이 느껴졌다.

어른이 타도 스릴 넘치는 에어바운서 미끄럼틀@ lek&bus


장난감 위주의 키즈카페에서 아이와 놀아주다 보면 지겨움에 곧 지치기 마련인데, 활발한 몸놀이 위주의 키즈카페여서인지 나도 모르게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기고 있었다. 첫째를 데리고 뛰고 오르고 내려오고 뛰어다니며 5시간 넘게 있었다니 말 다했지 말이다. 게다가 다음날 혓바늘이 돋았다니 온몸을 불사르긴 했나 보다.

Screenshot_20200714-082230_Maps.jpg

우리 집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exploria center는 인스타 광고로 처음 알게 되었다. 가격이 3만 원 가까이하니까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시설이 너무 좋아 보여 먼길을 떠나게 되었다. 결과는 대성공.


생긴 지 얼마 안 된 이 곳은 처음 들어올 때 놀이공원이야? 싶게 잘 꾸며져 있었다. 규모가 작은 지방의 놀이공원 수준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새로 만든 곳이라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세련되어서 감탄을 자아냈다. 이 곳은 키즈카페와 별도로 추가금을 내면 대형 방방이와 소방차 체험, 카트를 탈 수가 있는 종합 키즈카페였다. 키즈카페도 어찌나 큰 지, 안에 실내 눈썰매장이 있더라. 문어모양으로 된 조형물은 어른인 나도 올라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경사가 심해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여기는 체육관인가 키즈카페인가@exploria
20190716_172710.jpg 스웨덴의 키즈카페는 몸놀이 위주의 체육공간에 가깝다@exploria


그 외에도 몇 군데의 키즈카페를 가봤는데 똑같이 장난감보다는 몸놀이 위주의 공간이었다. 신체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웨덴 육아관이 투영된 듯하다. 날씨가 안 좋아서 나갈 수 없을 때는 실내에서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조그만 커져도 책상에 앉아서 학습지 풀고 공부하기 바쁜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평소에는 놀이터에서 놀고 궂은날에는 키즈카페에서 뛰어노는 스웨덴이 천국이겠구나 싶었다. 아이가 행복한 나라는 이렇게 만들어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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