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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연두 Aug 21. 2021

소유에는 비용이 필요하다

기념품 가게에서의 단상

어릴 적에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에 가는 걸 참 좋아했다. 인형이나 예쁜 소품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특히 지금은 없어진 홍대 앞 소품 가게는 마포 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러 가는 길에 꼭 들리는 단골 코스였다. 고등학교 때 거기에서 너무 귀여운 아기 백호 인형이 만났다. 하지만 만원이 넘는 가격 탓에 쉽사리 데려오지 못했다. 그때 용돈은 한 달에 5천 원쯤 되었나 보다. 그 백호 인형은 결국 대학생이 되어서야 나에게로 올 수 있었다.



이제 내일모레면 마흔.

이제는 더 이상 살 돈이 없어서 망설이지 않게 되었다. 대신 다른 고민이 생겼다.


이걸 사서 어디에 놓지?


소유에는 비용이 들어간다. 그건 단순히 사는 비용만이 아니었다. 그걸 가지고 있으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그 공간을 얻고 유지하는 데도 비용이 든다. 그리고 그걸 버릴 때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요즘은 생필품이 아닌 물건을 사기가 쉽지 않다. 예쁘다고 사놓은 물건이 집구석에서 먼지 쌓인 걸 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 또 물건이 여기저기에 널려있으니 안 그래도 좁은 집이 더 지저분하고 좁아 보이기도 하다.




그래도 손톱 한마디만한 생수병과 주전자, 후라이팬을 보고 가슴이 뛰는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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