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이 미국으로 출장을 갔다 왔다. 애들이랑 나를 놔두고 간 게 미안했는지 돌아오는 길에 뭐를 좀 사 오고 싶은가 보다. 환승을 하는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연락이 왔다. 스와치에서 애들 시계를 사다 주면 어떠냐고. 35유로. 덤벙거리는 애들이 차기에 조금 비싼 느낌이 있었지만, 시계야 있으면 좋으니까 그러라고 했다.
아빠가 출장 갔다오는 길에 사온 시계를 신나서 차고 가는 아이들
하지만 시계 차고 건 첫날 베프 무하메드랑 절교한 거 실화?!
유치원 시절부터 베프였던 무하메드는 너무나도 다행히 첫째와 같은 학교에 같은 반이 되었다. 첫째처럼 보드게임도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하는 무하메드는 첫째 녀석의 좋은 러닝메이트가 되어 사이좋게 되고 있었다.
하지만 무하메드는 어제 시계를 보더니 너무 갖고 싶었나 보다. 첫째 녀석한테 시계를 걸고 게임을 하자고 했단다. 게임에서 자기가 이기면 자기한테 시계를 주고, 네가 이기면 자기 꺼 아무거나 갖고 싶은걸 가지라며. 아니 7살짜리들이 벌써 내기를 하다니? 이 포인트에서 놀라고.
받은 지 하루밖에 안 된 새 시계를 주는 거 당연히 싫을 수밖에 없어서 첫째는 안 된다고 했지만, 게임은 했단다. 응?! 그럼 게임을 안 해야지..여기서 당황했다.
결국 게임을 졌지만 당연히 시계는 주지 않았다. 화가 난 무하메드는 이제 너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했단다.
어제 픽업하러 갔더니 첫째 녀석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무하메드가 이제 친구 순위 1등에서 꼴찌로 바뀌었단다. 그러고는 시계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냐고 멋쩍게 웃는다.
참...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했다. 나는 무하메드한테 가서 잘 설명해주고 마음을 풀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첫째 녀석에게 물어보니 무하메드한테 굳이 말걸 필요는 없단다.
그러고 집에 왔는데 같은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무하메드한테 가서 '아빠가 그런 내기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라고 말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