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네 번째 운전수업

주차의 악몽에서 벗어나다.

by 노랑연두

지난번 수업 때 평행주차에서 엄청 헤매고 나서 나는 악몽을 꿨었다. 꿈에서 시험 전에 잠깐 한국에 갔는데, 한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이 있으니 연습 좀 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차를 끌고 나갔는데 마치 수업처럼 조수석에 앉은 누군지 모를 사람이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정신이 산란해져서인지 나는 고가 밑을 지나가다가 고가를 받치고 있는 폭이 10cm도 안 되는 얇은 쇠기둥에 박아버렸고 차 앞이 조금 찌그러졌다. 한국에서 십수 년을 운전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는데.. 수백 번 했던 평행주차에서 헤맸던 충격이 컸나 보다. 마음이 불안한가 보다 해서 오늘 아침, 금요일에 빈자리가 있길래 수업을 하나 더 결제했다. 결국 웁살라에서만 1회의 테스트 운전, 6회의 운전 수업을 받고 시험을 치러 가는 셈.



오늘의 수업은 시내 주행과 주차였다. 여전히 표지판을 보는 것과 교차로에서 위치를 잡는 건 쉽지 않다.


시작하기 전에 강사가 낸 퀴즈, 노란 차 직진 시 위치는?


교차로 지나서 직진할 차도에 별도의 차선 표시가 없다. 조금 넓은 1차선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차 두대가 갈 수 있는 2차선 도로란다. 절대 중간으로 가면 안 되고 오른쪽 아니면 왼쪽 차선을 택해야 한다. 이런 도로가 너무 힘들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면서 스웨덴에는 도로 표시하는 흰색 페인트가 모자른가 보다며 강사가 웃으며 농담을 덧붙였다.


이 문제 같은 경우에는 출발 지점 바닥에 보면 두 차선 모두 직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란 차는 아래와 같이 중앙선 근처에 위치해야 한다. 반대로 파란 차가 직진하면 인도 쪽으로 위치해야 하고.



항상 저렇게 차선 표시가 안 된 길이 헷갈린다.


한 번은 아래 그림처럼 중간에 나무들이 있는 길에 들어섰다.

예전 수업때 교차로 가기 직전 위치는 오른쪽이라고 배운 게 기억나서 그림의 파란색 차처럼 오른쪽으로 붙어야 하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이 길은 노란 차처럼 무조건 왼쪽으로 붙어야 한단다. 왜냐하면 이 길은 중앙선 대신 나무가 있는 앨리라고 하는 길이라서 마주 오는 차가 없는 일방 차선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참조.) 교차로 직전에 오른쪽으로 붙는 건 왼쪽으로 차가 지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인데, 이런 경우 어떤 차도 내 왼쪽으로 올 리가 없기 때문에 계속 왼쪽으로 붙어서 가면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한번 "시험 때 이렇게 하면 떨어져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바로 비보호 좌회전이었다. 시속 30킬로짜리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차가 오고 있었는데 지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어서 중앙선 대신 있는 나무 사이에 서있었다. 강사가 가라고 했는데 못 가다가 차가 가까이 와서 더 이상 출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기다렸다 출발하니 3초 이상 머뭇거리면 시험에 떨어질 거란다. 빠르게 결정을 해야 한다고. 아직도 속도에 맞춰서 안전한 거리가 헷갈린다. 첫 번째 시험 때 떨어진 이유이기도 했다. 시속 30짜리 도로에 횡단보도에 범퍼도 있었는데도 자꾸 양쪽에서 차가 오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좌회전을 몇분동안 못 했다.



왼쪽이 스웨덴 통과 불가 표지판, 오른쪽은 미국의 T자 교차로 표지판, 둘은 완전히 다른 표시이다.(출처:korkortonline.se, worksafetci)


그리고 왼쪽과 같은 팻말이 보이면 감독관이 직진하라고 했어도 우회전을 해서 그 길까지 안 가도록 해야한다고 알려줬다. 모양이 T자 교차로처럼 보이지만, 빨간 색이 있는 건 막다른 길이라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도 문제는 아니지만 어차피 돌아서 나와야하기 때문에 피하라는 것. 따라서 저런 표지판이 눈에 띄면 내 친구 집이 저기가 아닌 이상 우회하는 게 스웨덴에서 누누히 말하는 계획적인 운전인 셈이다.

왼쪽이 메인 로드 표지판, 오른쪽처럼 끝났다는 표시가 나오기 전까지 유지된다. 별도의 표시가 없으면 오른쪽에서 오는 차에 우선권이 있는 오른손 법칙이다.


그리고 메인도로에서 천천히 좌우를 보면서 가는 것도 지적당했다. 지금은 앞이 잘 보이니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게 좋단다. 만약 메인도로가 아니라면 오른손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특히 오른쪽을 살피면서 천천히 가는 게 맞지만, 메인도로는 아니다. 메인도로는 메인도로인 걸 인지하며 운전한다는 티를 내줘야한다. 보행자나 자전거가 길을 건너지 않는 한, 규정속도에서 2~3km/h정도 낮은 속도로 일정하게 속도를 유지해줘야한다.


그 외에는 표지판에서 놓친 게 있었다. 표지판에 있는 모든 글씨를 읽었는데도 강사가 말한 지명을 못 찾아서 왼쪽 차선으로 붙었는데, 오른쪽 차선으로 가야 했었다. 눈이 안 좋은 건지 글씨를 못 읽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시험 때는 비슷한 상황이 생기지 않길 비는 수밖에.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 주차는 성공적이었다는 점. 후진주차와 평행주차를 각각 두 번씩 했는데 모두 한두 번 안에 들어왔다. 주차는 나를 좀 더 믿고 천천히 하면 될듯하다.


내일, 모레까지 두 번 더 수업을 받고 나면 다음 주 월요일에 시험이다. 그때까지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을 수 있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또다시 운전면허 연습 5번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