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편 4. 제대로 지원 편

1년을 준비했는데.. 지원 시기를 놓치다니.

by 노랑연두

20년 가을 학기를 노리고 19년이 되자마자 영어 레벨 테스트를 받았다. 제일 빨리 시작하는 코스가 3월이라 그때 영어 5를 시작해서 힘겹게 통과. 바로 7월에 영어 6을 시작해서 겨우겨우 한국 돌아가기 직전에 국가시험을 통과해서 점수를 만들었다.


그렇게 준비를 해놓고 돌아온 한국. 1년 3개월 만에 복직을 하니 하나도 정신이 없었다. 그 사이에 까먹은 것도 많고, 바뀐 시스템들도 있었지만, 담당하는 브랜드가 바뀐 게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다. 한참을 잊고 살다가 가끔 잠이 안 오는 밤이면 스웨덴 학교 지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언제 원서를 내는지 보곤 했다.

그런데, 지원시기가 지났다니!!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인가.



이야기는 이러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antagning.se라는 스웨덴 사이트를 들어가서 일정을 보고 있었다. 가끔씩 들어가면 입시 일정도 보고 과정을 검색해보며 지원할 수 있는지 여부를 봤다.


하. 지. 만.

우리로 치면 외국인은 1차 지원, 자국민은 2차 지원인데, 저 사이트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라서 1차 지원 일정이 아예 안 떴던 것이다. 우연히 대학원을 준비하던 지인과 얘기를 하는데, 이미 지원이 끝났다는 게 아닌가? 들어가서 보니 Universityaddimissions.se에는 1차 지원이 끝났다고 뜨고 antagning.se에는 아무런 공지가 뜨지 않았다. 심지어 가을학기 과정을 검색했을 때 뜨는 강의 수도 차이가 많이 났다.


결국, 처음에 지켜봤던 KTH며, 스톡홀름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이 더 이상 지원을 할 수 없도록 막혀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스톡홀름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Uppsala 대학이 late application을 받고 있었다. 그중에서 괜찮을법한 과정 세 개를 골라서 급하게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가족 여행 중이었는데 낮에는 관광을 하고 숙소에서 애들 재운 후에 밤새서 핸드폰으로 자기소개를 작성했다. 영어가 제대로 된 건지 뭔지 알 수 없었지만 grammarly 사이트에서 문법 체크만 돌리고 지원서를 냈더랬다.


그때 지원했던 건 바로 여기.

원래는 4개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늦어서 지원 가능한 과정이 별로 없는 데다가 그나마 갈 법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과도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너무 아니다 싶어서 빼버린 탓에 최종적으로 지원을 3개만 하게 되었다.


첫 번째, 디지털 미디어와 사회.


늘 사회과학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심리학이 없다면 이런 과정도 재밌겠다 싶어서 골랐던 과정이다. 하지만, 지원서 항목도 많고 요구하는 글자 수도 많아서 휴대폰으로 쓰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심지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몇천 단어로 쓰라고 하니 밑천이 바닥나서 시간이 있어도 쓰기 힘들겠다 싶었다. 어찌나 가능성이 없어 보였는지 지원하면서 마음 정리가 같이 될 정도였다. 게다가 지원조건이 학부 때 사회과학 90 credit 이수였다. 그 내용을 적는 칸에 부전공이었던 심리학 과목에 교직 이수를 위해 들었던 교육 사회를 넣고, 사회과학대 수업이 너무 듣고 싶어서 들었던 인류학 개론까지 널어 열심히 어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 부족으로 탈락되고 말았다. 사회과학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던 듯하다. 오히려 거지 같은 내 지원서 때문이 아니라 지원자격 미충족으로 떨어진 거라 더 아쉽지 않은 것 같다면 너무 정신승리일까.


두 번째가 바로 이번에 시작하게 된 산업 관리와 혁신과정

이 과정도 왜 이 과정에 적합한지, 왜 잘할 수 있는지, 연구를 한 경험이 있는지 등등을 써야 하는 지원서가 필수사항이었다. 다행히 첫 번째 과정보다는 글자 수도 적어 부담이 적었고, 석사 논문과 회사에서 쓴 특허처럼 적을 만한 내용들을 물어보고 있었다. 지원서를 쓰면서도 이건 될 수도 있겠다 싶거니 좋은 소식이 도착했다.

합격!



지원서 문항 중 일부 소개
1.technology and industry 전공이 아니라면 내가 왜 그 쪽에 적합한 지원자인지 쓰기

2.지원이유(4000자로)
Statement of purpose about why you want to study at the Master's Programme in Industrial Management and Innovation at Uppsala University and why you are a suitable applicant (maximum 3000 characters). *



세 번째는 분석화학.

안정 빵으로 넣어놓은 이미 십여 년 전에 한 석사과정과 거의 동일한 과정이다. 이번에 세 번째는 바로 합격이 되어 첫 지원 때 굴욕을 씻을 수 있었다.



합격소식은 받았지만, 또 다른 변수들이 생겼다.


바로 코로나와 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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