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업조직과 혁신'의 작은 그룹 세미나가 있는 날. 4개의 타임으로 세미나를 나누면, 나는 늘 마지막 그룹이다. 앞의 세 타임은 실제로 면대면으로 세미나를 하고 마지막 타임만 zoom으로 세미나를 하기 때문이다. 총 20개 그룹 중 16~20그룹이 마지막 타임에 속해있다.
장난감 방에서 zoom으로 세미나 하기
나는 20번 그룹으로 바로 어제 zoom을 5분 하고 끝낸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세미나를 시작하고 다국적 프로젝트에 관한 논문 리뷰를 하고 난 후, 그룹별로 방을 쪼개 주었다. 우리는 스웨덴애 2명에 인도계 스웨덴애 한 명이었는데, 그나마부드러웠던 스웨덴 아이가 안 와서 세명만으로 조모임을 시작했다. 다른 문화권과 같이 프로젝트한 경험을 얘기한 뒤 다시 모였다. 거기서 team role에 관한 내용을 설명 듣고 다시 조모임 시작. 본인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같은지 3~6개 정도 골라보고 서로 이야기를 해보란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그룹 과제를 어떻게 진행할지고 얘기해보고 말이다.
그룹안에서 역할에 관한 장표.
정말 뚝뚝 끊기는 대화. 이건 언어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인 느낌이었다. 특히 스웨덴 Martin에게서 '나는 너희들과 굳이 친해지고 싶지도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정적이 자꾸흐르니 뭐라도 말해야할 것 같아 짧은 영어로열심히 아무 말이나 하기 했다. 자꾸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아서 어버버거리지만 아무도 말을 끊질 않았다. (사실 듣긴 하는지 의심스러웠다.)
알고보니 한 명은 스톡홀름에 있고 다른 한 명은 웁살라에 있단다. 이미 학교 근처에 있는데 참여를 안 하고 온라인으로 하냐고 물었다. 이유는 둘 다 회사를 다니기 때문. 순간 왜 그렇게 빨리 끝내고 싶어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래,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려면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지.
이 조모임의 첫 번째 과제는 조 계약서를 만드는 것. 금요일까지 내야 하는 데, 말이 늘 짧은 무뚝뚝하고 시니컬한 느낌이 드는 Martin은 소통 대신 과제를 해치우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얼마마다 한 번씩 하고 어떻게 하고 프로젝트가 잘 못 된 건 어떤 식으로 바로잡을지 등등의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토론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자기가 구글 닷에 쓸 테니까 너네도 보고 고치자며.
잦은 적막 속에 조모임 겸 세미나는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아이들을 재우는 시간은 9시 반. 10시 15분이면 충분히 조용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5분 만에 잠들었던 둘째가 40분에 다시 깼다. 부르는 소리에 핸드폰으로 zoom을 켠 채로 옆에 누웠는데, 완전 잠이 다 깨서 이게 뭐냐며 폭풍 질문을 하고 있다. 결국 일하던 남편이 소환되고, 나는 장난 감방에서 세미나를 마쳤다.
둘째는 무려 1시간을 넘게 놀다가 잠이 들었다고.
쉽지 않다. 이래저래.
그래도 1주일하고도 반이나 버틴 나에게 셀프칭찬을 해줘야지. 일하다가 말고 서포트하는 남편. 오늘은 왜 공부 안 하고 왜 같이 자냐고 물으며 맨날 엄마랑 잤으면 좋겠다던 첫째도 고마워. 둘째는 좀 더 분발하자. 칭찬할 게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