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8시. 미국에 있는 클라우디아가 일어남과 동시에 '프로젝트 경영수업' 첫 번째 과제 제출 전 마지막 조모임이 시작되었다. 토요일 조모임 이후에 나눈 부분들을 각자 해서 넣었고 그걸 바탕으로 내용을 공유하며 고쳐나갔다. 쉬는 시간 없이 무려 4시간이 지나고, 한국시간 12시가 넘었다. 나는 내일을 위해 자러 갈 시간이 되었다며, 일어나서 볼 테니 계속 과제를 고치고 알려달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가는 길에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져 있는 파일을 보니, 그 사이에 좀 더 그럴싸하게 변해 있었다. 출근길에 일부 내용을 추가하고 자잘한 것들을 고치니, 아직 중국에 있는 Lu도 문서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나도 답하면서 할 일을 적어 나기 시작했다.
정말 최근 2주 동안, 제일 많이 영어로 말하고 제일 많이 영어로 쓰는 듯하다. 예전에는 항상 말하다 버벅거리면 어쩌지,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등등 다양한 이유로 영어 말하기&쓰기를 주저했었다. 하지만 과제를 해내야 한다는 목표가 있으니까, 문장에 동사가 두 개든, 주어 동사 순서가 바뀌든 말든 일단 입 밖으로 내볼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예전에 스웨덴 친구랑 메신저를 할때는 늘 스펠링이 틀리진 않을까, 문법이 맞나를 신경 쓰며 영어를 적느라 한 줄을 보내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하지만, 아래에 보듯 이제 저렇게 긴 내용을 한 번에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스펠링이 틀리고 문법이 틀렸지만,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언어의 기본은 지키고 있는 셈이다.
(자세히 보면 Remove에 o 가 빠져있고
separate는 수동태인 separated로 바꿔야한다.
그외에도 수많은 오류와 현지인이 봤을때 어색한 문장들이 있겠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카톡 대신 워츠앱.미팅과 미팅 사이에는 메시지로 의논한다.
점심시간에 삼각김밥과 고구마를 먹으며 과제를 고친 끝에 드디어과제를 완성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같이 과제 설명문을 읽고, 같이 교과서를 보면서 용어를 익히던 갓난아이 수준의 아이들이었는데, 무려 1주일 만에 급성장해서 11page 짜리 꽤 그럴듯한 과제물을 만들어낸것이다.
뿌듯뿌듯한 우리의 첫 결과물
퇴근 후 집에 와서 남편에게 과제를 보여줬다.' 아이들이 처음 보는 내용이라 잘 모를 뿐이었지, 바보는 아니더라고, 아무나 합격시키는 건 아니었나 봐'라는 말을 덧붙이며 말이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두 시간짜리 강의가 있었는데 다행히 녹화 강의였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놀다가 책을 읽고 잠에 들 수 있었다.
애들 자면 일어나서 퇴근길에 못다 들은 강의를 듣겠다는 나의 계획은 딥슬립과 함께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