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편 17. 폭풍의 전야

목금 하나씩 그리고 오랜만에 부담 없는 주말

by 노랑연두

목요일에는 프로젝트 경영의 세미나가 있었다. 월요일에 냈던 첫 번째 과제에 대한 피드백 시간이었다. 총 5개의 조가 자신의 과제를 설명하고 조교가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해줬다. 우리 조교는 인도계 다이애나. 세미나를 들어오기 전에 내용을 읽어본 건 아닌지, 내용을 되물었다. 우리 과제를 들으면서 '이런 것도 해야 하는데?라고 하다가 아 뒤에 있네' 이렇게 말하는 걸로 봐서 말이다.


5개 중 2개 조는 팀원이 모두 웁살라에 있어서 zoom도 함께 들어왔다. 대학원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온라인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었지만, 함께 사이좋게 앉아 있는걸 조금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비록 화면상으로 보는 거긴 하지만 십여 년 만에 느끼는 캠퍼스의 즐거움이랄까.

화기애애해 보였던 38번 조의 화면


금요일은 4시 15분부터 3시간 동안 구매에 관한 내용을 들었다. 회사도 안 끝났고, 내용도 흥미가 없어서 그냥 틀어놓기만 했다. 심지어 근무시간이 끝나고도 1시간이나 더 남은 일을 했다.


회사에서는 구매팀이 따로 있어서 제품 만들어가는 데 들어가는 원재료, 용기, 포장재, 인건비 등의 단가를 확인한다. 사양이 확정된 후 구매팀에 넘기면 단가를 받아서 협상을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거의 업체에서 준 가격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워낙 많은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여서 이미 회사 내 단가가 정해져 있는 탓이다. 그래서 나에게 구매는 복잡한데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박혀 있다. 구매는 개별 단가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 기술력, 등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자격증도 있단다. 강의 내내 계속 시험에 나온다고 했지만, 귀에 잘 들어오진 않았다.

구매 관련 내용


그렇게 흘러들어놓고는 밤에 시험공부 안 하고 시험 보는 꿈을 꾸었다지. 모든 수업내용을 이해하기엔 청해력도 이해력도 딸리지만, 그냥 모른 척 지나가는건 불안한 모범생 기질이 고개를 든다. 이수만 해도 다행인 스케줄이지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금요일 밤에는 내가 선택한 회사에 대해 원가계산을 해서 100~300 단어 내외로 적어내야 했다. 사실 시스템에 토요일 6:59am이라고 써져있어서 한국시간으로 7시간을 더한 13:59까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과제를 하려고 연간보고서를 다운로드하여서 보고 듣다만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Lu에게 메시지가 오자 '나 지금 너무 바쁘다'라고 했더니 그 과제는 이미 제출기한이 끝났다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시스템에서 보이는 시간이 이미 한국시간으로 바뀐 상태였던 것. 사정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내면 괜찮을 거라는 Lu의 조언에 일단 답안을 작성하고 메일을 보냈다.


질문


토요일 12시. 일단 모든 게 끝났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주말을 보낼 수 있다. 날씨는 또 얼마나 좋던지. 이렇게 주말이 좋은 거였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육아의 지쳐 허덕이던 주말이었는데, 공부를 시작하니 과제만 없어도 여유가 있으니 말이다.


또 다른 한주의 시작. 이번 주는 그룹 내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self reflection 1을 써서 내고, 회사 경영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총 5번 하는데 이번 주에만 두 번. 그리고 슬슬 다른 과제들도 준비해야 하니 다시 또 바쁜 한 주가 될 것만 같다.


점심시간에 틈틈이 과제를 해놔야 할 듯.


이번 한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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