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략&조직의 최종 리포트는 한 회사를 정하고 그 회사의 현재 조직, 역사, 현재 전략을 분석한 뒤, 향후 3개년의 계획을 세우는 것.
주말 동안에 영혼을 쏟아부어서 ICA와 경쟁사에 홈페이지를 나노 단위로 쪼개 본 덕분에 나름 풍성한 내용으로 월요일 리포트를 제출했다. 발표는 수요일, 주어진 시간은 15분. 어제는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었다.
여기에서는 아무도 열심히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꾸미는 것 같지 않아서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다. 물론 시간이 없기도 하고.
먼저 우리가 선택한 ICA는 무엇인지 궁금해하실 분들도 있을 거 같아서 발표 내용을 살짝 들여다보겠다.
스웨덴에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익숙할 ICA. ICA는 스웨덴의 식료품 체인으로 시장점유율을 51%이나 가지고 있는 1등 브랜드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인데, 놀랍게도 국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KT의 전신인 한국전력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처음에 그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마틴의 말로는 스웨덴에는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이런 국영기업이 활약하고 있단다. 매장 수는 무려 1,300개. 스웨덴 인구가 1,000만 명 수준인 걸 감안하면 매우 많은 숫자이다. 요즘 발에 차이듯이 많은 올리브영 매장 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놀라웠던 건 대부분의 상점은 따로 주인이 있고, 이카는 물건 공급과 홍보를 맡는 프랜차이즈 개념이라는 것과 4개의 브랜드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 24,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처럼 각 타입마다 매장 규모와 가격 정책, 프로모션 알림 방식과 제공 서비스까지 차이가 있다.
스웨덴에 1년 반을 살았고, 그동안 거의 매일 마트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몰랐던 사실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스웨덴은 모든 마트가 전단지를 보낸다. 전단지가 가장 중요한 홍보 수단인 셈. 주소를 기준으로 가까운 지점에서 전단지를 보내는데, 매장 수가 많은 만큼, 우리 집에 전단지를 보내는 ICA 매장도 3개나 되었다. 매주 전단지를 뜯어보며 장 볼 것 챙겼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집 근처 ICA NÄRA와 ICA supermarket이 있었는데, 둘이 보내는 전단지가 비슷한 듯 달라서 세일 품목을 잘못 보고 허탕 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아무튼,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
1. 스웨덴은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 비해 아주 높다. 각 식료품 체인의 홈페이지에 탄소배출 줄이기, 플라스틱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가 적혀있고, 제품들도 유기농, 비건, 자국품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환경보호는 하면 좋지' 수준이라면 스웨덴에서는 '안 하면 손가락질받는' 정도라는 것.
2. 스웨덴에서는마트에서 콘셉트에 맞게 식재료를 제공해주는 food bag, 음식을 공급해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마트는 모든 것을 함께 파는 곳이라고 한다면 스웨덴의 마트는 음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조금 있으면 세미나가 시작된다.
스웨덴에서는 신기하게도 peer-review라고 해서 학생들끼리 서로를 평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조도 발표를 하면 짝꿍 조가 피드백을 주고, 짝꿍 조가 발표하면 우리도 피드백도 같이 줘야 하는 신기한 시스템이다.
아직도 할 일은 많이 남았지만, 일단 오늘과 내일이면 중요한 발표가 끝나니 한숨 돌릴 수 있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