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에 입사하고 2~3년 차 때쯤인가. 지방에서 근무해서 기숙사 생활하는터라 딱히 말 걸어줄 가족도 없는데, 회사에서도 아무도 나에게 알은체 해주지 않는 날.
회사에 떠도는 공기 같은 느낌을 받으며 생각했다.
사람들 눈에 내가 안 보이는 건 아닐까?
그래서 애정을 보이며 챙겨주셨던 과장님의 송별회 날 쌍꺼풀이 없어질 정도 울었나 보다.
지금도 여전히 눈에 띄지 않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같은데, 그때는 이상하게도 온 회사가 나를 밀어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참 힘들었다. 일도 잘 못 하는 것 같고, 사회생활 센스도 그다지 없으면서, 윗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싶은 의지가 없어 막막하고 힘들었던 시절. 지금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경험과 짬밥이 마음을 지켜주는 듯하다.며칠에 한 번씩 들여다보던 퇴직금 예상 금액 조회 간격이 이제는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만큼 멀어진 걸 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