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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벅스 Mar 20. 2023

린다의 배려와 도덕

린다시리즈 마땅한 행동

 얼마 전 지하철 안에서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원인은 휴대폰 통화 소리가 크다고 지적을 받자 화가 나그랬다고 한다. 가방에 흉기를 넣고 다닌 것에 놀라고 정당한 지적을 받고도 미안해하지 않고 화를 내고  폭력적 행동에 말문이 막혔다.     


 그러고 보니 나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뒤로 둘레길이 있다. 언덕보다는 높고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낮지만 나무가 많아 여름에는 해가 가려져 걷기에 좋다. 운동 싫어하는 내가 지금껏 가지 않고 있다가 건강검진표에 수치들이 나쁘게 나오면서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귀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소리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라디오 소리를 크게 틀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 때문이다. 새소리 나뭇잎 밟는 소리로 평온했던 마음에 화가 나 인상을 쓴다.      


 그들과 빨리 멀어지고 싶어 발걸음을 빨리 한다. 누구도 방해하지 말고 혼자 즐길 수 있도록 귀에 꽂는 이어폰이라는 것이 있지 않는가. 귀에 꽂는 것이 불편해서 조용한 숲 속 길을 다니면서 자신만 좋아하는 노래나 라디오 소리를 크게 틀고 다닌 사람들은 세상 혼자 인 듯싶다. 험한 소식을 듣고 나니 지적하고 싶어도 혹시 지적당한 것에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에게 변을 당할까 봐 입을 다문다.       


 산책길에서 휴대폰소리를 배려해야 하는 것인지. 도덕이어야 하지 않을까. 사전에도 나와있듯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이고 도덕은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이다. 나는 종종 아무렇지도 않게 배려하라는 말에 불만을 가진다. 이어폰을 끼는 것은 도덕으로 행동해야 맞지 않을까. 도덕조차도 배려라는 이름으로 느슨하게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허울 좋게 배려라는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고 정확하게 도덕으로 가르쳐야 한다. 공공의 장소에서는 옆사람을 배려하라는 말대신 큰 소리로 떠들면 안 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은 혼자 즐겨야 하고 쓰레기는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되는 마땅히 지켜야 하는 행동이라고 말해야 한다. 상대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지켜야 할 것은 정확하게 가르쳐야 할 때도 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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