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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벅스 Sep 23. 2023

린다의 아들 천장에 껌 뱉기

린다 시리즈 삶은 괜찮은 답 찾기

 아들의 중학교 시절은 사춘기의 시간이었다. 부르는 말에는 '왜요'로 답을 한다. 모난 돌처럼 목소리도 날카롭다. 어느 날 심통 난 얼굴이던 아들이 원인 모를 화를 껌에 분풀이하듯 소리 내어 

씹더니 껌을 뱉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뒷말이 가관이다. 거실바닥에 뱉고 싶다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어 화도 나지 않았다. 헛웃음만 나왔다. 그 말을 하고 계속 서 있는다. 뱉으라면 뱉을 기세다. 


  그런데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뱉으라 했다. 거실 바닥이 아니라 천장에 말이다. 아들은 생각지도 못한 답에 흥미가 돋는 얼굴이다. 괜찮겠냐고 한다. 붙으면 어떡하겠냐고. 붙으면 내가 뗀다고 하니 신이 났다. 몇 번을 꽉꽉 씹고 고개를 젖혀 천장을 보고 입을 가로세로로 움직이더니 껌이 튀어 올랐다. 당연 붙지 않았다. 나는 웃음이 터졌다. 조금만 더 높이 올리면 붙을 것 같다고 한다.


 두 번만 더 하게 해 달라고 한다. 나는 흔쾌히 그러라 했다. 다시 입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입운동 한다. 다시 한번 더 훅. 또 붙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들도 나도 박장대소를 했다. 마지막이다. 젖 먹던 힘까지 내어 훅. 붙지 않았다. 입안에서 요동치던 껌은 이렇게 해서 순순히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사춘기의 알 수 없는 화가 천장을 향해 뿜어져서 그런지 그날은 고분고분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부딪치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많다. 살아가는데 정답은 없다. 괜찮은 답을 찾을 뿐이지. 삶의 답은 여려 개가 대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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