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by 노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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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색깔 우유를 먹지 않습니다.

늘 흰 우유만 먹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난 색깔 우유만 먹습니다.

흰 우유를 먹으면 우유부단한 그 녀석이

자꾸만 눈에 어리기 때문입니다.

그가 내게 우유를 사 준 적도 없고

그가 우유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함께 우유를 먹어 본 적도 없는데

왜 자꾸만 흰 우유만 먹으면

그 흰 우윳빛만 보면

우유부단한 그가 왜 자꾸만 떠오른지

도대체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14

길거리를 가다

엄마 등에 업혀 있는 아기를 보면

문득 그가 생각납니다.

늦은 밤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늘 나를 업어 주던 그

한참을 뛰기도 하고

정신없이 빙빙 돌려 대기도 하던

내가 웃을 때

그의 등에 닿는 내 살의 감촉이

참 좋다고 말했던 그

업혀 있는 아기를 보면

그의 따뜻한 등이 생각나

이내 슬픈 얼굴이 됩니다.

다시는 그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슬픈 예감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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