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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진 얼굴
자꾸만 아파 오는 가슴
후에, 그가 나에게 줄
더 큰 상처를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하루종일 그의 전화만 기다리는
가엽고 한심한 나
그가 내게로 올 거란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으면서도
그런 그를 기대하는
너무나 미련 맞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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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며칠 만에 울린 그의 전화
그의 태도는 전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날 밤의 기억은 내게만 있는 듯했습니다.
담담히 예전처럼
그는 어색함이나 고민스러움 같은 건 없었습니다.
참 그다운 태도였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왜이리 내가 가엾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하지 못하는 그의 사정을
하나 하나 따져가던
바보 같은 내 모습이 낫습니다.
지금의 나는 너무 초라하고 측은해
정말 내가 아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