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항상 이럴까...
사람은 참 어리석다. 내가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 정도로 어리석다. 살아온 습관이라는 게 버릇이라는 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은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는 스스로에게 너무 야박하다. 작든 크든 '내 잘못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을 때면 나는 이불속에 숨어들어 나를 나무라고 야단쳤다. 자책이 심한 날에는 마치 내가 세상에 존재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누군가 내게 잘못했다고 다그치는 날에는 또 그것이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서 우느라 변명조차 제대로 못한 적도 많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또 그것이 억울하다. 왜 늘 내 잘못인 걸까?
지나친 자책이 내 자존감이 낮아진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또 반대로 정말 잘못한 일도 잘못하지 않은 듯 무시해버려 교만해지고는 한다.
중도라는 것이 참 어렵다.
그런데 오늘 수업 내용에서 말하길, 부처님 당시에 참회는 수행자 개인이 매일매일 매 순간 했다고 했다. 매 순간 스스로 참회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포살'이라고 하여 남들이 묻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실수나 잘못을 함께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고백하는 참회를 보름에 한 번씩 했다. 먼저 잘못을 말함으로써 타인의 마음속에 드는 의혹을 스스로 정화시키는 것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자'라고 하여 혹시 자신이 깨닫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청하는 것을 1년에 한 번 씩 했다.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잘못까지도 참회하기 위함이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네?
세계 3대 성인인 부처님 곁에서 수행하던 수행자들도 매일매일, 아니 심지어 매 순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는데 하물며 이제 갓 불교에 발을 들인 나는 매 순간 뉘우쳐야 할 일이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어쩌면 잘못을 했다는 건,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게 아닐까?
지지난 주와 지난주의 수행 과제는 불교의 계율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온 습관을 '이제 바꿔볼까 ~' 한다고 한 번에 바뀔 리가 없다. 매일 지키지는 못했지만, 매일 반성은 했다. 그리고 그 죄책감은 내 마음을 찝찝하게 했다.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본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불편한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분명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고 뉘우쳤는데, 왜 마음이 불편한걸까?
그 이유는 그게 참회의 다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참회는 그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고 뉘우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참회에는 두 단계가 있다.
1단계: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는 것 (참)
2단계: 이런 허물을 다시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 (회)
모든 사람이 1단계에서 멈춘다면, 나를 또는 세상을 비관하기만 할 뿐 더 나아지지가 않는다. 그러면 스스로에게 당당해지지 못하고, 조그마한 잘못에도 위축되어 비굴해진다. 또는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지 못하면, 자칫 교만해지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다고 한다.
나의 제자들아,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라.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라.
내 잘못을 솔직하게 뉘우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더 나아지겠다고 결심하고, 지나간 허물은 뒤로 하고, 더 나은 내가 되는 한 걸음을 힘차게 앞으로 내딛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참회의 뜻과 부처님의 말씀을 내 식대로 정리해보았다.
1단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달은 나를 칭찬하고 (비굴하지 말기)
2단계: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고 (참 & 겸손하기)
3단계: 이런 허물을 다시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회)
4단계: 깨달음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당당하기)
혹시 앞으로 내 잘못에 대해, 또는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 화가 나고 미움이 생긴다면 이 글을 다시 생각해 보자.
부처님의 제자들도 매일 매 순간 참회를 하였다.
나라고 참회할 일이 없겠는가.
매일 매 순간 참회를 한 제자들도 나중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당신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내 랜선 스승님은 법륜스님>
이 매거진은 '정토회 불교대학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생기는 에피소드, 느낀 점 등을 적은 에세이 매거진입니다. 종교 없이 평생을 살아왔고 불교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한, 말 그대로 불교 신입생의 입장에서 온라인 불교대학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생각, 법륜스님의 강의를 통해 느낀 점, 함께 공부하는 분들에게서 배우는 점 등 제 생각이 미치는 모든 것을 써내려 갑니다.
※ 에세이에 담긴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법륜스님이나 정토회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정토불교대학 행정처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 최대한 검토해서 올리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글: 노이
- 사진: Photo by Caleb Wood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