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록
매번 각오한 일을 시작했다하면, 짧게는 3일, 일주일, 한 달이면 다시 도루묵이다.
여러가지 일을 벌이는 건 좋아하면서 끈기가 없다.
당연히 자랑스럽게 내보일만한 성과도 없다.
내 이야기다.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다.
문제는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좌절감도 들고, 스스로에게 자괴감도 든다.
'나는 결국 이것밖에 안되는 인간인가?'
'내가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긴 한걸까?'
그런 수많은 물음표 더미에 묻혀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시기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내가 이 루틴을 얼마나 반복해왔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짧은 시간들도 쌓이니까 내게 양분이 된다.
처음엔 '역시 난 작심삼일이야'라고 시작도 안하려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란 사람은 참 단순해서, 내가 작심삼일형 인간이라는 것을 까먹어 버린다. (이게 참 도움이 됐다.)
그래서 또 하찮은 일이건, 좀 무모해보이는 일이건 도전을 반복했다.
또 도루묵이 되고 나면.
'아 맞아, 난 작심삼일형 인간이었지. 이번에도 아닌가.'
이 패턴을 몇 년 동안 계속 반복했더니, 그 작심삼일이 작심일주일이 되고, 작심한달이 되더니, 포기했다가도 다시 돌아가는 주기가 전보다 훨씬 짧아졌다.
그리고 무기력에 지칠 때마다 나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건,
단, 며칠이라도 내가 성취했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이었다.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커다란 물음표가 가슴을 짓누를 때면,
'그 때도 실패했었는데, 또 실패할 거야.'가 아니라
'그 때도 했었으니까, 이번에도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