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1천3백만 장의 인테리어가 모인 곳을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꼭 집을 예쁘게 꾸미고 살겠어!
'올 해는 꼭 살을 빼겠어!!', 다음으로 내가 지키지 못했던 다짐들 중 하나. 항상 이사를 할 때마다 이번만큼은 꼭 집을 꾸미고 살아보리라 다짐하지만, 현실은 짐 정리라도 일주일 안에 다 하면 다행...
생각해보면 내가 사는 집이 인테리어적으로 가장 괜찮았던 때는 미국에서 살았던 1년이었다. 그때는 미니멀리즘이 뭔지도 몰랐지만, 언제 미국을 떠날지 몰랐기에 반강제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었다. 엉겁결에 혼자 살아온 역사 상 가장 큰 집에 들어갔는데 한국에서 가지고 간 건 거의 없었고, 거기서도 다 사자니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물건들을 사는 게 아까웠다. 그때는 그 거실과 그 방이 너무나 허전했는데,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요즘 생각하면 그 집이 그립다.
아무튼 그때 텅 빈 방과 거실을 꾸미고는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다 알게 된 곳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이름은 하우즈(Houzz)! 홈페이지 주소는 www.houzz.com
실로 다양한 인테리어의 사례를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곳이다. (홈 인테리어 사진만 무려 1천3백만 장이 훨씬 넘는다!)
말로만 하지 말고 인테리어 사진 몇 장을 감상해보시겠다.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사진’ 메뉴에서 ‘늘 인기 있는(All Time Popular)’필터로 검색한 결과에서 눈에 띄는 것을 골라보았다.
늘 은색깔 싱크대만 보다가 저런 새하얀 자기 스타일의 싱크대를 보면 심쿵 한다. 수도는 또 어쩜 이리 엔틱 한 지. 게다가 옆에 서있는 길쭉 삐쩍 마른 화분 3개가 이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싱크대 구석에는 조금 올드한 스타일의 무선 전화기가 꽂혀있다. 그리고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바닥이다. 손수 스크래치를 내서 그윽함을 더했다는 다크 브라운의 목재 바닥이 더 따뜻한 느낌을 준다. 너무 화려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추럴한 느낌을 잘 살린 인테리어라서 그런지 가장 상단에 있었다. 무려 78만 명이 스크랩한 홈 인테리어.
여기서 재밌는 것은 내가 보고 있는 인테리어 사진 속에 있는 가구들 중 판매되고 있는 가구가 있으면, 그 부분에 마우스를 가지고 가면 태그 표시가 뜬다. 마치 페이스북 사진에 내 친구 얼굴에 내 친구 이름을 태그 하는 것처럼 말이다.
관심 있는 가구를 클릭하면 사진 아래에 종류와 가격을 볼 수 있는 메뉴가 나타난다. 유사 상품도 같이 나타난다. (태그는 있는 사진도 있고, 없는 사진도 있다)
이 기능이 내가 이 곳을 처음 알게 되었던 2013년부터 있었으니까 꽤 오래전부터 태그 기능을 활용한 꽤 앞서 나가는 곳이었다고 기억한다. 하하.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곳이라서 그런지 All time popular의 상위 페이지에는 ‘실용적’인 아이디어의 수납공간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중 특이한 서랍 하나를 가지고 와봤다. 겉보기엔 일반적인 서랍처럼 생겼지만, 막상 서랍을 열면 '쨔쟌' 하고 나타나는 히든 스페이스! 보통 자주 쓰는 주방 기구 외에는 꺼내놓으면 너무 정신 사납고 서랍에 넣어놓기 마련인데, 머리 모양이 생긴 게 워낙 제각각이라 서로 엉키고 깔끔하게 정리가 안 되는 게 다반사. (우리 집만 그런 거 아니죠?) 이런 서랍 하나 있으면 종류별로 깔끔하게 먼지도 안 쌓이고 관리가 가능하겠다. 정말 하나 갖고 싶은 굿 아이디어!
위 사진은 '매우 매우 바쁜 가족'의 특별 주문에 맞춰서 Starline Cabinets란 곳에서 맞춤 제작을 해준 사례이다. 현관 옆 신발장이나 서랍장의 옆면을 교묘하게 활용해서 화이트보드를 넣고, 열쇠고리를 만들고, 고지서나 서류를 정리하는 공간으로 대변신한 것! 사진을 보면 느껴지겠지만, 새 가구에 조립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가구를 리모델링한 것. 어쩜 이렇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이라니.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에도 참고할만한 기발한 아이디어라서 들고 왔다.
정원이 많은 해외 주택들의 특징 상, 가든 관련 인테리어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 아무래도 내 시선을 가장 사로잡는 건 야외 화로를 갖춘 정원... 예~전에 운이 좋게도 꽤 고급 주택에 가까운 (크기가 으리으리하다기보다 위치, 경관, 가구 인테리어가 평균 가구 이상이었다) 곳에 지인의 지인에게 초대받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집 정원에 진짜 저런 게 있었는데 밤에 그 앞에서 술 마시니까 분위기 킬러였다, 정말.
가족이 사는 다인가구에 출근하기 바쁜데 한 사람 씻는 거 기다리기 애매할 때가 분명 생긴다. 그럴 때 이렇게 샤워기가 두 대면 딱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욕실이 2개 있는 집이 아니고서야 (있어봐야 청소할 곳만 늘어날 뿐) 한 욕실 내에 이렇게 샤워기 두 개가 딱! 거기다 천장에서 물이 나오다니? 내 스타일!
이 집은 외관이 나의 개취를 저격하여 업어왔다. (점점 오덕스러워지는 건 여러분의 기분 탓이에요!)
지붕과 벽돌의 저 감성 돋는 그레이 컬러가 내 마음을 심쿵 하게 했다. 그리고 집 바로 앞에 자라고 있는 커다란 나무까지! 이 곳은 집 외관보다는 내부 인테리어가 많은 편인데, 이런 외관 이미지가 가끔씩 취향 저격하는 게 꽤 있다.
위 사진에서 여러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무엇인지?
나는 첫 번째로는 침대에 누웠을 때 정면으로 보일 저 천장의 창문!
두 번째로는 오른쪽 구석에 세워진 매우 엔틱 한 옷장이었다.
예전에 프라하 체코를 여행할 때 묵었던 한인 민박집에서 내가 누웠던 침대가, 자려고 누우면 정말 천장의 창문을 통해서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밤새 달을 쳐다보고 싶어서 달을 따라가다가 목에 담이 올 뻔했지만, 진짜 진짜 그 느낌이 몽환적이고 아름다웠다. 비가 오던 날은 낮잠을 잤는데,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또 얼마나 낭만적이던지.
위 사진은 개인 취향은 아니지만, 너무 개인 취향만 가지고 오면 다른 취향이신 분들이 섭섭하실까 봐 조금 화려한 것으로 데리고 와봤다. 인테리어에서는 항상 조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런 촛불 모양의 조명을 볼 때마다 나는 '미녀와 야수'가 생각이 난다. (정작 아직도 영화는 못 본 1인)
이 부엌의 장점은 개수대가 2군데 있고, 옆의 공간이 매우 넓어서 요리 하기가 매우 편할 것 같다는 사실. 혼자 요리할 때는 못 느끼는데, 사람이 많아져서 2명 이상이 요리하게 되면 싱크대가 하나만 있는 게 아주아주 불편해진다. 그런 면에서 참 좋은 아이디어, 별 추가!
여기서부터는 내가 그동안 스크랩해 둔 사진들 위주로 소개한다. 위 사진은 좁은 방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요즘은 2층 침대 형식으로 가구가 나와서 2층은 침대로 이용하고 1층은 책상이나 다른 공간으로 나오는 사례가 많긴 하다. 하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이 사진을 스크랩한 것이 최소 3~4년 전이니까 당시의 나에게는 꽤 신선한 인테리어였던 걸로 기억한다.
넓고 번쩍번쩍한 욕실만 멋있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작은 욕실도 이렇게 이쁨 이쁨 한 욕실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니. 대한민국의 모든 건물주들이 인테리어 덕후였으면 좋겠다. 그럼 어느 집에 세 들어 살아도 이쁜 욕실에서 살 텐데... 아무튼 요점은 그것이 아니고, 물론 여기서는 바닥 타일, 벽타일, 세면대, 조명, 거울 하나하나 인테리어의 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평상시 샤워 커튼과 타월만 신경 써도 욕실이 꽤 모던해진다. (라고 하고 사실 우리 집도 '00 동창회 30주년' 수건이 아직도 있지만.)
집 안에 이런 Bar가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업어온 사진. 사실 이 인테리어를 처음 봤을 때는 일본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일본 드라마 중 '밤비노'라는 드라마를 보면 레스토랑이 끝나면 항상 그 레스토랑의 여지배인, 셰프, 홀 매니저 3명이 우아하게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걸 한 잔씩 하면서 회포를 풀고 가는데 그곳이 연상되는 인테리어이다. 이렇게 화려한 스타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엌 한편에 Bar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소가 있는 것도 매력적이겠다. (잠깐만 그러다간 밖에 안 나가겠는걸?)
'쨔쟌'
위 사진은 개인적으로 매우 매우 꽂혀있는 인테리어 중 하나다. 첫 번째로는 원래부터 일반적인 모양의 침대틀을 별로 성에 안차 해서 저렇게 좌우가 매우 넓게 디자인된 인테리어를 발견하고 좋아했었는데, (아 물론 좋아만 하고 구매는 못했습니다) 아예 이렇게 반대편 벽까지 이어져있는 건 또 처음 봐서 찜! 해놓았다. 참고로 하우즈 홈페이지의 메인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언어를 바꿀 수 있는데, 일본으로 바꾸고 검색하다 보면 처음엔 비슷비슷해 보여도 점점 일본식 인테리어를 볼 수 있다. 아무튼 저런 아이디어가 너무 좋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라 엄청 마음에 든다.
이것도 새하얗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마음에 드는 미니멀리즘 스타일 키친 인테리어.
무늬나 손잡이는 가능한 모두 없애고 약간의 디자인 변형으로 포인트를 준 점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리고 조용하게 빛나는 저 특이한 수도꼭지 까지! 바닥의 색깔은 마음에 쏙 들진 않지만 나쁘지 않다.
저 흔들의자에 한 번 앉아보고 싶다. 편해 보이진 않는데 왠지 기대면 편할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드는 의자. 독특한 반쪽짜리 창문 아래를 받치고 있는 목재 가구와 침대 머리맡의 벽을 차지한 원목 인테리어, 그리고 흔들의자까지 3박자로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
아이가 있는 집에 해놓으면 매우 좋을 것 같지만 정작 아이가 있으면 하나씩 다 내려달라고 떼쓸까 봐 못해놓을 것 같은 귀여운 인테리어 :) 피겨 모으기가 취미인 사람들은 한쪽 벽에 해놓으면 무지무지 이쁠 것 같다. 나는 가진 피겨가 없어서 못한다. 아는 지인분께 추천해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의 드림 하우스 이미지 중 한 장을 공유한다. 통유리로 된 침실에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오션 뷰... 호텔이 아니라 꼭 내 침실이 되었으면. 심지어 저 방향이 동쪽이라면 더 완벽하겠지. 매일 아침 따뜻한 방 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천국일 거다.
여러분도 하우즈를 돌아다니면서 나만의 위시리스트를 뽑아서 저장해 놓고 틈틈이 상상해 보시길.
(이거 꽤 돈 안 들면서 기분 좋은 취미라는)
그럼, 여기까지 해외 인테리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우즈'의 소개, 끝!
덧) 이 글은 하우즈와 관련이 있기를 바라는, 사실은 아무 관련이 없는 순수한 한 사람의 후기였습니다.
*모든 사진은 www.houzz.com에서 가지고 왔으며, 출처가 있는 경우 사진 하단에 출처를 기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