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줄어드는 너.
하염없이 기다리는 나.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마음을 놓으려다가도
차마 놓지 못해,
상처받지 않은 척하고 있어도
군데군데 생채기가 난 마음을
호호 불며 달래기 바쁘다.
정말 네가 변한 걸까
사실 내가 변한 건 아닐까
넌 그냥 그대로인데
그저 내가 지쳐버린 게 아닐까
'이렇게 말하지 말아라'
'저런 말은 하지 말아라'
점점 요구 사항이 늘어나는 너에게 지쳐갈 때쯤
우연히 네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게 친구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상대를 바꾸려고 해서는 안 돼.
하지만... 사랑을 하면
상대방을 바꾸고 싶어 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생각해.
꽤 독특한 연애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 때,
나는 1초 정도 잠시 놀라다가, 2초 후에 머리에 번개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유레카!
같은 거랄까.
그리고 혼자 배실배실 웃기 시작했다.
왜냐면 너는 그 말을 한 직후에 두 번이나 나에게 무언가를 '하지 말라'라고 요구했고,
처음에는 그런 태도에 기분이 상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은 얼핏 나를 바꾸려는 너의 시도로 해석이 되었으며,
네가 날 바꾸려고 한다는 건, 곧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너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이런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요구를 한다.
내가 너와 가까운 사람이니까,
오랜 시간 가까이 있어야 하니까,
그러니까 나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운되었던 기분이 오히려 하늘을 향해 다시 솟구쳐 올랐다.
표현이 서툰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시를 읽듯이 사랑해야 한다.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행간을 읽어야 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는 조금 더
시를 읽듯이
계속 너를 읽고 싶다
글: 노이
커버 사진: Photo by Sarah Brink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