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가 헤어진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페이스북에서 팔로워 하는 사람 중에 라이프스타일 코칭을 하는 분이 있다.
희망찬 미래만을 보여주기보다는 본인의 힘든 점도 그때 그때 함께 공유하는 스타일이라 더 솔직함이 느껴져서, 글이 좀 길어도 그분의 글이 눈에 보일 때마다 가능한 자세히 글을 읽고는 한다.
그런데 어제는 좀 달랐다.
대부분 동기부여나 자기계발에 관련된 얘기가 많았는데 이번엔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다.
설렘과 행복이라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은 우리를 종종 사랑으로 이끌지만,
상처받을까 혹은 상처를 줄까 두려운 마음은 우리를 종종, 아니 꽤 자주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이별로 스스로를 몰아가고는 한다.
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는 연인들도 있고,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틀어져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헤어질 거 다 이야기하는 편이 좋았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라는 것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서로 울고 불고 상처 주는 드라마 같은 장면을 거치지 않고서도,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성숙한 연애를 이제는 하고 싶다. 아니, 해야만 한다.
아직도 솔직해지는 건 많이 어렵다.
하지만 100개의 마음의 문을 한 번에 열지는 못하더라도, 하나씩 조금씩 열어 간다면 우리의 연애도 조금씩 성숙해지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그녀의 경험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아서 공유하고 싶었다.
나를 위해서도, 또 사랑으로 힘들고 아플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원문은 영어인지라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조금 의역을 해보았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유해준 그녀의 용기와 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배려에 감사를 표하며 그녀의 글을 소개한다.
(팁: 글 아래의 원문 링크로 이동하면 두 사람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생각해 봤는데, 우리 헤어지는 게 어떨까 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몇 달 전, 나는 처음으로 남자 친구와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어떻게 됐을까?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에 나 자신이 더 움츠러들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 질문을 꼭 해야만 한다는 것을.
그리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우리는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 구속하고 있을까?"
"만약에 우리가 헤어진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솔로로 지냈던 시간이 그리워?"
"나 때문에 못하는 일들이 하나라도 있어?"
우리는 이런 대화를 일주일 내내 나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우리는 거의 탐구하듯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나눈 대화의 내용은 이렇다.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는다'
'휴식 기간을 가진다'
'우리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 방법 중에 다소 덜 이상적인 방법이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연인 이전에) 개인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 공유한다'
그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의심과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의심과 걱정이 더 이상 아무런 힘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녹아 없어진 후에, 우리는 다시 진실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사랑이 진짜라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서로의 옆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그리고 연인으로서 우리는 지금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든 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든, 우리 앞에 다가올 일들은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가면 되는 것이었다.
서로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서 말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이런 질문을 주고받고 이야기해보는 걸 추천한다. 바보 같은 질문이거나, 별로 대답할 거리가 없어 보이는 질문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역: 보통 이런 대화는 울고 비난하고 화난 상태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건 세계 공통인 듯.)
- 질문을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상대의 말을 들을 것.
당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 순수한 호기심으로 질문할 것.
- 절대로 서로를 판단하지 말 것.
(팁: 이 대화를 하는 순간만큼은 연인이라는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자.)
- 무슨 말을 하든 앞으로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것을 서로에게 안심시킬 것.
어려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하기 어려운 대화일수록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관계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기억하자. 진실을 이야기 함에 있어서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진실을 말하는 일이 두려운 이유는, 단지 그것이 우리 스스로를 겁줄 수 있도록 그 힘을 넘겨줘버렸기 때문이다.
2017년은 우리가 함께 한지 4년이 된 것을 축하하는 해이다.
그리고 2017년은 우리가 이별에 대해서 ‘처음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눈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지만, 힘든 시간들을 받아들이고 이겨낸 것을 축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시련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순간, 시련은 더 이상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내 사랑하는 사람 Jacob과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친다.
- 글 출처: http://bit.ly/2BdKpVc
- Sarah Yoo의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arahyoo23
- 번역: 노이
- 커버 사진: Photo by Matthew Henry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