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마켓에 관한 5가지 사실

크리스마스 마켓에도 19금이 있다?

by 노이의 유럽일기

이 글은 2016년 11월 27일부터 2016년 12월 13일까지의 오스트리아, 독일 여행 후기 시리즈 입니다.



Dear Flyers,


겨울에 유럽으로 떠나는 즐거움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번 여행의 또 하나의 주제였어요.

크리스마스 마켓이 대체 뭔지 전혀 모른 채, 무작정 유럽에서 그 공간에 발을 디딘다면 그 기쁨은 두배 세 배!

혹시 아직 크리스마스 마켓이 무엇인지 모르고, 곧 겨울에 유럽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이라도 뒤로 가기를 살포시 누르고 앞으로도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정보를 담지 않고 텅 빈 상자를 들고 유럽으로 떠나시기를 바라요.



바로 제가 그러했듯이 말이죠.




제가 처음 크리스마스 마켓을 마주한 건, 작년 겨울 이맘때쯤이었어요. 저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죠. 저는 그때 출장 중이었고, 아직도 독일이라는 나라가 생소하던 때였어요. 일하기가 바빠서 한국에서와 다를 바 없이 집-회사를 오가기 바빴고, 좀 다른 게 있다면 회사와 집 주변의 풍경이었어요. 어느 날은 퇴근길에 늘 지나치는 조그마한 광장 같은 곳에 나무로 지어진 세모 지붕의 아담한 집채가 멀뚱하니 세워져 있길래, 동네에 무슨 행사가 있나 보다 했어요.



그런데 다음 날 출근을 했더니, 팀원들이 오늘 저녁에 다 같이 크리스마스 마켓에 간다고 하는 거예요. 유럽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장 큰 연례행사라는 것은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게 무엇인지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그 사람 진짜 이뻐/그 사람 진짜 잘생겼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리로는 이해해도 실제로 보기 전까진 그 느낌을 모르는. 그냥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마켓인가 보다 하고 따라갔죠.




어쨌든 업무가 끝나고 동료들 뒤를 쫄래쫄래 쫓아가서 본 크리스마스 마켓의 첫인상은 저에게 이런 기분이었어요. (출처는 사진 내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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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쭈욱 불교 집안에서 자랐고, 크리스마스는 늘 '싱글벨 싱글벨 싱글 올더 웨이 ~ ♬' (오타 아닙니다) 였기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라고 해봤자 대한민국 번화가에 나가면 원래 화려하던 가게들이 좀 더 화려하게 빛난다.. 사람이 어어어엄청나게 많으니 피하자, 정도 였어요.

그런데 여긴 마치 동화 나라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 같았죠.

제가 아직 사진을 찍는 기술이 좀 부족하기에 일반적인 모습은 우선 다른 곳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보여드리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 크리스마스 마켓의 원조는 독일이다.




Christmasmarket.jpg 출처: finedininglovers.com






크리스마스 마켓은 재림절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 전의 4주 동안의 기간) 기간 동안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열리는 스트리트 마켓이에요. 위 사진처럼 유럽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더불어 광장 전체가 노란빛으로 빛나는 동화 같은 장면을 볼 수 있는 1년에 단 한 번뿐인 이벤트입니다. 최근에는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부터 시작하여 근래에는 일본에서까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사실 크리스마스의 원조는 독일!

그 시작은 중세 시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독일어권의 영향 아래에 있었던 유럽의 많은 나라들도 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요. 최초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 1384년이라고 하니 이미 600년이 훨씬 넘은 전통있는 행사랍니다.





2. 크리스마스 마켓이라고 다 똑같지 않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한 도시만 둘러보더라도, 광장이라는 광장에서는 모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습니다. 광장의 크기와 상관이 없이 열리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비슷한 인테리어에 비슷한 술, 음식, 물건들을 파나보다. 또 갈 필요 있겠어?'


하지만 실제로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매번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저는 이번 여행에서 오스트리아에서 3번, 독일에서 3번 이렇게 총 6군데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했는데 모든 곳이 저마다의 고유 매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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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제가 봤던 크리스마스 마켓은 도심 가운데의 광장이었는데, 오스트리아의 호수 마을 중 하나인 볼프강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호수가 바로 옆까지 뻗어있어 정말 고요하고 거룩한 밤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어요.




Wolfgang_Cmarkt_20.jpg





특히 밤에는 이렇게 호수 위에 떠있는 거대한 초에 불이 들어오면서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답니다. 해진 후 저녁까지도 저 옆을 지나다니는 유람선이 있어서,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물 위에서 호수 마을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은 유람선을 타기도 하지요.

그리고 장크트 볼프강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스토블 (Stobl)이라는 곳에는 실제로 사슴과 양들을 마켓 한가운데에 데려다 놓기도 하였고, 잘츠부르크에서는 그 유명한 이름만큼이나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의 마켓이 시내 중심가에 열리고 있었어요. 독일의 함부르크 시청 앞 큰 광장에서는 고개를 한참 올려다봐야 볼 수 있는 거대한 트리와 함께 아이들이 타고 놀 수 있는 회전 기차와 어린 학생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죠. 또 그 곳에서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스테판 광장이라고 불리는 작은 광장에서는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머그컵을 한 잔씩 손에 들고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랍니다.






3. 크리스마스 마켓을 대표하는 '글뤼바인'





제 주변의 독일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마켓' 하면 '글뤼바인 마셔야지!'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아요. 글뤼바인은 와인과 향신료 등을 이용해서 따뜻하게 (거의 뜨겁게) 마시는 핫 칵테일인데요,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뱅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통 레드 와인으로 만들어지고, 달콤 쌉싸름한 맛과 그 뜨거운 열기로 따뜻하게 추위에 떨던 몸을 녹여주는 대표적인 술입니다.



Gluhwein.jpg 출처: http://www.germany.info/




저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 잔을 마시는데 힘들 만큼(;) 많이 주고, 그 한 잔이 4.5유로 정도 해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음료를 시키면 대부분 이런 머그컵에 주는데요. 추운 날씨에 음료를 더 따뜻하게 보존해주기도 하고, 더 분위기 있게 해주는 일등 공신이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마켓마다 컵이 조금씩 달라요. 그 광장의 이름을 새기거나, 대표하는 그림을 새기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마켓마다 다른 머그컵을 선보이죠.





weihnachtsmarkte.jpg 출처: http://travelsofadam.com/




이렇게 크리스마스 양말 모양의 컵부터 짓궂은 표정을 넣은 머그컵도 있네요! 물론 이건 아주 특이한 케이스로 머그컵 모양이 유니크한 편이고, 일반적으로는 평범한 머그컵 모양에 글씨와 그림을 다르게 새겨 넣어요. 가는 마켓마다 컵을 비교하거나 모으는 것도 쏠쏠한 재미랍니다. :D





Second mulled wine.JPG 출처: http://www.somewhereyonder.co/




참, 그리고 제가 추천하는 음료는 바로 핫초코 with 알코올!입니다. 저는 알코올의 씁쓸한 맛을 싫어하고 초코의 달달함을 좋아하는 ~ 입맛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스트리아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없었지만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발견한 핫 초코(feat. 알코올)는 위에 생크림도 가득 올라가서 짱짱 맛있었답니다 :D 저처럼 달달~한 거 좋아 사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 xD

은근히 알코올이 들어가 있어서 술은 약한데 나도 알딸딸하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인 녀석이죠.



Hotchoco.jpg 어머, 이건 꼭 마셔야 해!





4. 음료값에는 머그컵 값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적인 마인드로 생각했을 때, 저는 당연히 제가 낸 4.5유로는 음료에 대한 값이고 컵은 다 마시고 음료를 주문했던 가게에 반납하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음료값에는 1.5~2유로 정도의 머그컵 가격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즉, 음료를 다 마시고 나서 컵을 가지고 가서 환불을 해달라고 하면 컵을 반납하고 돈으로 돌려줍니다. 그리고 내가 컵을 가져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다 마시고 집에 들고 가면 되는 거죠. 보통은 다 환불을 하는 편인데, 오스트리아에서 갔던 어느 마켓에서는 제가 컵을 다시 가져갔더니 그 컵은 네 거야, 라며 환불을 안 해주더군요. 당황한 저는, 오스트리아에서는 환불을 안 해주나?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제가 그냥 반납한다고 생각해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 일수도 있고... (영어를 잘 못하는 분이었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만) 사실 그 곳의 컵은 가져오고 싶을 만큼은 아니어서 조금 짐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무거움을 감수하고 굳이 굳이 가지고 온 머그컵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살짝 보여드리고 싶네요.

(이거 약간 19금인데... 귀여우니까 괜찮을 거라고 믿어요. 혹시 문제가 되면 말씀 주세요!)





StPAuli.jpg 이것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것




쨔쟌! 이 컵은 상 파울리라는 독일의 굉장히 개방적인 번화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음료를 주문 시 나눠준 컵이랍니다. 저와 같이 간 일행 3명이서 음료 4잔을 시켰는데, 제가 받은 컵의 그림만 좀 독특했어요. 다 똑같은 그림이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이것은 인연(!)'이라는 마음으로 다 마신 핫초코를 깨끗이 닦아서 서울까지 고이 모셔왔더랬지요.

(그림에 대한 설명은 굳이 드리지 않겠어요. 숨은 그림 찾기 다들 잘하시잖아요? :D)

이쯤 되면 대체 저곳은 어떤 곳이냐, 하는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요... 그래서 마지막 주제는 이겁니다.




5. 성인용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드렸던 '상 파울리'라는 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제가 가본 크리스마스 마켓 중에 가장 독특했어요. 저는 작년 이맘때 쯤에도 독일에 있었지만, 그때는 전혀 이 곳에 대해 알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지인에게 초대를 받아, 마침 할 일도 없던 차에 따라나섰다가, 저는 보고야 만 것입니다. 신세계를.



본래는 '상 파울리'이지만 이 날 만큼은 '산타 파울리'로 변신하는 이 곳은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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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아이들이 회전목마를 타고, 가족, 친구, 애인 너나 할 것 없이 나와 즐기는 훈훈한 설날 같은 느낌이지만 이 곳은 조금 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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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클럽에서나 볼 수 있는 미러볼이 마켓을 비추고 있고, 음악도 둠칫 둠칫 하는 클럽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여드렸던 머그컵에 그려진 귀여운 남자 천사(?)와 여자 천사(?) 캐릭터가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포즈로 사람들을 맞이하지요. '봤던 상점이겠지' 하고 상점들을 절대 쉬이 지나쳐서도 안됩니다. 저는 '촛불'을 파는 곳인 줄 알고 다가갔던 상점에서 '어른들의 장난감'을 보고야 말았으니까요 (...)

사람이 많이 모이는 날에는 야외무대에서 디제잉을 하거나 공연을 하기도 하고, 마켓 바로 옆의 천막 안에서는 어른들만의 프로그램도 열린답니다.



누가 봐도 성인 마켓이거늘 딱히 마켓을 입장하는 데 있어서 성인 검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기본적으로 그쪽 거리 자체가 워낙 개방된 거리다 보니 아이들은 데리고 오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천막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방 검사를 포함한 가벼운 검문(?)을 거쳐야 한답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사진은 조금 자중하도록 하지요.


이번 여행에서의 의외의 큰 수확(?)이었던 이 곳, 정말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해서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소개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네요.



이 글 읽으신 모든 분들 여러분이 지금까지 보낸 크리스마스 중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럼 모두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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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 후기는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드는 곳, 플라이어스'에서 진행하는 버킷리스트 달성 프로젝트의 하나로 여행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지원금인 100만원을 넘어가는 여행 비용은 개인 비용으로 충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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