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친 인생, 삽질하고 있네

노가다①

by 삽질

건설현장 일용잡부

제일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무슨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가는지

그래도 거기 삶이 있었다.


노가다. 그냥 막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거금 3만 원을 주고 교육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대림역. 중국어 간판이 뒤 덮인 이 곳, 건설업 기초안전 보건교육을 받으러 왔다.


각이 각종 세상에 찌든 사람들이 앉아있다. 얼굴빛이 하나같이 검다.

칠순이 다 되어 보이는 나이 지긋한 분, 영어로 표기된 한글 이름의 조선족 동포, 젊은 학생 한둘, 여자도 2명 있다. 30명 가까이 되는 인원 모두 다 사연이 있어 보인다.


어떤 사연으로 이 자리에 모였을까.


안전 교육은 나름 좋았다. 건설현장은 정말 위험한 곳이라는 설명.

추락사가 가장 무서웠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데 걱정이다.

절단, 감전, 화재 등 많은 사례를 알려준다.

강사는 서두르지 말고 슬슬해야 평생 안 다치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전화 사기다. 동대문 시장의 수많은 허름한 신발가게들, 여기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있다. 하루 팔아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 하루 일해서 하루 사는 사람들.


생각해보면. 대학에 들어간 순간부터 참 쉽게 살아왔다. 졸업하고 나사 조이는 공장에 하루 이틀 알바를 해본 것이 전부다. 돌이켜 보면 어려운 길보다 타협하는 길을 택해왔다.


동대문 시장을 돌고 돌아 처음 자리에서 팔던 4만 원 하는 안전화를 하나 샀다. 그냥 등산화처럼 보이는 신발이다. 그냥 안전화를 신기 아직은 창피했다. 아직 멀었다.


몸을 움직이면서 뭔가 만들어내는 사람들. 진실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가족과 자식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해온 사람들.


내가 일한다고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내 체질이 개선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았나.


인생 바닥을 쳐보니 삽질하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