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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삽질 Oct 11. 2018

연상의 봄

2017.04.19

6살 아들과 밥먹다가 문득

"나 오늘 유치원에서 기분 엄청 좋았다"


평소에 유치원에서 어땠냐고 물어보면 '몰라' '잘생각이안나'라고 답하던 아들 입에서 나온 이야기.  

이게 왠일이야 하고 물었다. 

오늘 특별활동이 많은 날이라 그런가 했다.


"왜? 오늘 요리시간에 요리해서?"

"아니"

"그럼 과학시간에 시계 만들어서?"

"아니"

"그럼 뭔데 궁금해 말해줘"

"오늘 처음으로 언니랑 재밌게 놀았어"


언니? 누나를 헤깔린 건가. 

근데 뭐가 재미있었길래 평소에 가기 싫어하던 유치원이 너무 즐거웠다는 건지 궁금했다.


"누나 말하는 거지? 그럼 뭐하고 놀았는데? 재밌게 놀아줬어?"

"어 언니 친구랑 같이 셋이 놀았어. 오늘 처음으로 놀아서 좋았어"

"이름이 뭔데?"

"예지"


작년에 계속 편지를 주고 받던 아롬이라는 여자 친구보다 더 좋냐니 더 좋단다.


"예지 누나는 어떤데? 누가 더 키커?"

"응 예쁘고 머리가 길어. 키는 비슷해"

"예지 누나랑 놀아서 얼마나 좋았어?"

"진짜 많이 좋았어"

"......"


6살 아들에게 연상의 봄이 왔나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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