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퇴사를 했다

by 장미정

곧 38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백수가 되었다.

다시 취업할 생각이지만, 이전 회사에서 받았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며칠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다가, 퇴사 4일 차부터 쉬는 동안 뭘 할지를 나름대로 계획해 봤다.


지금 가장 먼저 하고 있는 건 내 경력을 점검하는 것이다.

오래 다녔던 회사에서는 나를 물경력으로 진단하고 있었다. 마음 한편으로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왔기에 이 회사에 입사한 것이지만, 그걸 직접 언급한 것에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퇴사한 지금 시점에선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점검하는 단계가 필요했다.


사실 퇴사 전에 이직을 시도했었고, 면접 전 과제를 내주어 풀어본 적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한 곳이 통과되어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의 부족함을 깨달았고 여러 상황이 겹친 탓에 면접을 취소했었다. 아마도 이 시점부터 커리어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두 번째로 가장 신경 쓰는 건 지식을 쌓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이다.

경력이 제법 쌓였지만, 이번에 지망하는 분야는 기존보다 더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었다. 알음알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정도의 지식과 훈련이 필요했다. 미리 만들어둔 내일 배움 카드로 정부에서 지원되는 교과과정 중에 도움이 될만한 과정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하고 있지만 매번 내주는 과제가 실전에서 활용하는 것과 유사해 보여서 앞으로의 과정이 기대된다. 여기서 배운 과정으로 1인 프로젝트도 해보고, 점검했던 경력들과 함께 포트폴리오도 다시 재정비하려 한다.


세 번째로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운동하고, 책 읽고, 많이 돌아다니고, 건강한 음식 먹고, 에너지가 생기면 사람 만나는 것까지.

그리고 계속해서 글쓰기를 해보려 한다. 오랜만에 요즘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의 글을 읽고 내 머릿속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위해 필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를 주제로 한 글을 쓰면 나에 대해서도 더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글을 쓰면 내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계획도 구체화될 것 같았다. 이전에 쓴 브런치 글들을 보니 더욱 해보고 싶어졌다.


퇴사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여러 차례 한 경험임에도 익숙하지 않다. 좋게 마무리하고 나온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존재했다. 나는 과연 좋은 동료이자 직업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