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e Nov 11. 2018

무엇을 경험할지 협상하는 인생

뭐라도 쓰기 9일차

삶의 러닝타임은 정해져 있다. 어쩌면 인생에서 겪는 모든 크고 작은 선택의 과정은 그 정해진 시간을 어떤 것을 경험하는 데 사용할지에 대해 협상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협상 대상은 나 자신. 조금 더 정확히는 나 자신의 수많은 자아들 간의 협상이랄까. 가족 속에서의 자아, 회사에서의 자아,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할 때의 자아, 되고 싶은 자아를 닮으려는 자아 등. 그 협상을 통해 매 순간 우리는 우리가 경험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알게 모르게 결정한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든 아니든 벌어지는 그 과정이 한 사람의 인생을 구성한다.

내가 살면서 보지 못하고 놓친 것이 있다면, 아마 그 과정 속에서 경험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들일 것이다.

모든 걸 다 발견할 순 없다. 다만 내가 자연스럽게 놓치는 것들이 다른 이에게 해로운 결과를 낳는 것들이 아니기를. 다양한 자아를 건강하게 단련하는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도권에 집 없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