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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Nov 17. 2018

더 행복하게 일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뭐라도 쓰기 15일차

오늘은 '뭐라도 쓰기' 15일차. 일터에서 쓴 글을 공개한다. 

컨텐츠 에디터로서 나는 이런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런 글을 쓰고 이런 글을 판매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 앞에서 행복하길 기원하며 찾는 이야기들이다. 

무슨 말에든 "그렇긴 한데..."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아직 진정 내가 원하는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건지도 모른다. 

사회가 그렇게 되어서, 내 가족이 원해서, 그 영향으로 인해 나 스스로 덮어씌워서,

그래서 생겨버린 나라는 사람의 '이상적인' 이미지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기 위해 길게 붙는 변명의 말이다.  

하지만 정말로 행복하려면 그 껍데기를 벗고 '진짜 나'의 모습을 마주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성공과 고통,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힘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럼으로써 나를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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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왜 ‘불행한 것’이 되었나


일터 밖의 사람들은 일하고 싶어하고, 일터 안의 사람들은 탈출하고 싶어한다. 청년 실업률은 3년 연속 9%대로 최악을 기록하는데, '퇴사'를 주제로 한 콘텐츠는 시장을 휩쓴다. 한국 경영자총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에 달한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직장인의 73.8%가 자신의 직업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통계를 내놨고, 취업포탈 잡코리아는 직장인의 83.5%가 ‘회사에 출근하면 우울감을 느낀다’는 조사를 내놓기도 했다. 바야흐로 우리는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일하는 사람도 행복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우리는 도대체 왜 직장 생활이 우리 인생에 불행함을 줄 것을 알면서도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 그렇게 긴 염원 끝에 취업에 성공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도 결국은 왜 불행해 할까? 우리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왜 이렇게 불행한 것이 되었을까? 

미국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 교수는 200만 명 이상이 시청한 그의  TED  강연 <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무너진다The way we think about work is broken>에서, 이 불행은 산업화 시대에 정착된 '인식'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에 따르면 산업혁명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인간 본성이 매우 게을러서 일할 만한 가치를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으른 인간이 '일할 만한 가치'인 '돈'을 보상 체계화 했다. 그러자 일이란 만족감이나 성장, 행복이 아니라 '돈'을 얻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정착했다. 쉽게 말하면 결국 일은 곧 '돈 버는 행위'라는 인식이 정착한 셈이다. 

 

밀레니얼이 퇴사를 꿈꾸는 이유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경제는 산업화 시대와 같은 급속 성장을 멈췄고, 사람들은 생존 그 자체를 넘어 자신의 행복과 삶의 의미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모보다 많이 배웠음에도 부모보다 가난한 역사상 첫 세대인 '밀레니얼'은 이미 '돈 버는 행위' 때문에 자기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에 반감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 밀레니얼 세대조차 일을 선택할 때는 산업 시대의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세대는 경제적 안정성과 실리 추구를 최고의 가치라고 배워왔다. 게다가 세상은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만족하는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선택할 때도 여전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기 이전에, 경제적 안정성과 실리 추구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다보니 일터에서 자기 자신의 자존감이 방해를 받을 때, 동기가 부여되지 않고 만족을 얻지 못할 때, 불행할 때, 이들은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의미를 추구하는 자신이 경제적 안정성과 실리 추구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철없는' 투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방황을 시작한다. 그것이 불행한 직장인을 낳는다. 이 악순환이 '일'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불행을 낳는다. 

슈워츠 교수는 더 이상 산업화 시대의 인식이 작동하지 않는 지금, 우리가 일에 대해, 더 나아가 인간 본성에 대해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과연 돈이라는 가치에 의해서만 일하려 하는 존재인지, 돈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를 고민하고, 그 토대 위에 '일'의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과 삶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이 쉽지 않은 작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 워크디자인 위크(Seoul Work Design Week, 이하 SWDW)'을 기획한 나훈영 총괄 기획이다. 그는 일본을 방문하던 중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행사인 '도쿄 워크 디자인 위크(Tokyo Work Design Week, 이하 TWDW)'의 존재를 알게 됐다. 올해로 6년째인 TWDW에서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오간다. 지금까지 130만명이 다녀가며 일본 사회에 새로운 업무 방식과 유연한 근무 형태에 관한 논의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대규모 행사다. 나 대표는 이 행사의 서울 버전인 SWDW를 기획해 국내 최초로 일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이벤트를 열었다. 

SWDW에서는 '회사와 일', '일을 잘한다는 것' '일하는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100세 시대 커리어 전략' '미래의 일' '나의 일' 6가지를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되며, 워크샵과 전시회가 동시에 열린다. 나 대표는 이를 위해 우선 6가지 주제를 대표할 수 있는 '모더레이터'를 모았다. 나 대표를 포함해 스토리텔링 전문 회사 봄바람의 김상아 대표, <창업가의 브랜딩>의 저자 우승우 더.워터멜론 대표,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 퍼셉션의 최소현 대표, 위워크 코리아의 한혜조 전 마케팅 디렉터, 한세실업 김익환 대표, 이 6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행사에 앞서, 이 시대 변화하는 프레임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으며 삶과 일의 조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6인이 주제에 따라 각 7명씩 42명을 선정해 모더레이터 포함 총 48인의 이야기가 모였다. 일에 대한 변화를 고민하는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은 이들 48인의 이야기가 일의 변화를 꿈꾸는 이 시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치 있는 기록이 되리라 생각했다. 이것이 이 인터뷰집 <일을 다시 생각하다 : 48인의 워크&라이프 기획자들>의 탄생 배경이 됐다.



왜 워크&라이프 기획자인가 


이 인터뷰집에 담긴 48인의 인터뷰이는 인생에서 일이 갖는 의미를 고민하고, 일에 대한 '돈' 중심의 산업화 시대적 인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더 나아가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식을 끊임없이 찾는 사람들이다. 즉 일과 삶을 자신만의 기준으로 기획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폴인은 이들을 '워크&라이프 기획자'라고 부른다. 


*folin.co에서 판매중인 <일을 다시 생각하다 : 48인의 워크&라이프 기획자들>의 1화 중 일부를 가져온 글이다. 글 더보기



 <일을 다시 생각하다 : 48인의 워크&라이프 기획자들>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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