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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Nov 18. 2018

괜히 본 신비한 동물사전2 이야기(스포 있을지도)

뭐라도 쓰기 16일차

조니 뎁이 나오는 줄 몰랐고.. 조니 뎁이 전 부인을 폭행한 줄도 몰랐고.. 이번에도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줄 몰랐고.. 논란이 있었으면 재밌기라도 하지 이렇게 재미 없는 줄도 몰랐고..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았던 것인지.. 여튼 논란 속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2>를 봤다. 공짜 표와 시간이 생겼는데, 보고 싶었던 보헤미안 랩소디는 시간이 맞지 않았고, 에디 레드메인이 나오는 신비한 동물사전이 있길래...(털썩).. 내 잘못이다.


1. 조앤 롤링과 친구들은 왜 때문에 조니 뎁을 수호해야 했는가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나오면 난 이 영화가 궁금하지 않다, 하는 그 배우. 나에게는 몇 명 있기는 하지만, 그중 한 명이 조니뎁이다. 일단 조니 뎁이 나온다고 하면 기대가 안 된다. 그는 내가 본 그의 배역 대부분을 분장으로 반은 먹어주는 연기를 했다. 캐릭터가 이미 너무 강해서 인물의 깊이를 엿볼 수 있는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몇 가지 습관만 잘 잡아놓으면 먹어주는 연기. 그게 뭐 쉬운 연기라거나 나쁜 연기라거나 하는 가치 판단을 하는 건 아니고 내 입장에서는 그냥 참 지루한 연기다. 그는 악당 연기를 하면 얼굴에 이미 분장으로 '악당'이라고 써놓는 연기를 해왔던 것... 물론 수많은 빌런들은 얼굴부터 빌런이기는 하지만, 배우의 맛이랄까, 그런 걸 엿보기에는 조니 뎁이 선택해온 길이 딱히 나한테 매력적이진 않다.


예를 들어 내가 넘나 애정하는 틸다 스윈튼을 보자면 악역을 해도 참 다차원적이다. 설국열차가 다르고 옥자는 또 다르고. 악당이라고 해도 캐릭터가 다르니까, 라고 퉁칠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설국열차와 옥자의 배역은 틸다 스윈튼이 분한 메이슨, 미란다이다. 그런데 조니뎁은 가위손이든 찰리든 잭 스패로우든 그린왈드 조니뎁이다. 게다가 틸다 스윈튼은 그렇게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놓고도 갑자기 영웅물에서 선한 역을 해도 위화감이 없다. 심지어 선함과 악함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은 연기를 할 때도 그녀는 그

캐릭터가 살아온 세월을 똑같이 살아온 사람처럼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현신이 된다. 여튼 그래서 나는 믿고 거르는 조니뎁.


이번에도 그는 얼굴부터 악당이라고 써놓고 나와서 악당같은 말을 하고 악당같은 행동을 했다. 끗. 후... 가정폭력 논란은 내가 숟가락을 보태고 싶지도 않고, 이 세계에서는 빌런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서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자. 그런데 그냥 배역 자체로서도, 굳이 조니 뎁을 고집해야 할 이유를 이 극을 봤을 때는 도저히 1도 알 수 없는 바이다. 도대체 그를 지켜냄으로써 이 제작자들이 얻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에디 레드메인만 보고.. 동물사전만 보고.. 아무것도 모르고 이 영화를 예매했을까?


2. 돈이 돈을 부르고 불러 산더미가 된다는 진리

태초에 해리포터가 있었으니, 그것이 거둬들인 돈은 어마어마했고 그것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수많은 일자리를 낳기도 하였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하더라.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후속 시리즈가 나왔고, 웬만큼의 컨셉질로 빵빵한 자원을 들이부으면 돈이 된다 하더라. 그리하여 사실 내가 너의 형이었어, 아니 사실 걔는 니 동생이 아니야 그 애는 내가 바꿔치기했지, 너는 사실 다른 사람의 동생이야! 하는 플롯이 탄생하였지만 돈이 되었다 하더라. 일단 대작을 한번 만들고 나면 편히 살 수 있겠구나 싶더라. 돈이 굉장히 많은 것을 해결한다 하더라.


3. 그냥 포켓몬이면 안되겠니

에디 레드메인이 가방에 동물만 주구장창 모으고 다니는 얘기라면 더 보고 싶다. 때마다 한 마리씩 가방에서 꺼내서 출동시켜 악당을 물리치고. 동물 스펙은 점점 확장되고.


4. 인종차별 논란

그러하다.


어서 다른 이야기로 정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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