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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Nov 19. 2018

디지털 텍스트 매체가 살 길은 무엇일까

뭐라도 쓰기 18회차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과 그것을 전달할 매체를 만든다는 건 다르다. 


내가 잡지나 책을 만들 거라면 이미 정해진 매체가 있고 그 안에 정보를 어떻게 배열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전달하고 싶은 정보가 있고 이것을 기존에 존재하는 책이나 잡지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이건 다른 문제다. 


어디에 어떻게 노출할 건지 어떻게 전달할 건지도 전부 다시 디자인해야 하는 문제다. 책이나 잡지처럼 눈으로 본 적 없고 만진 적 없는 제3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제3의 상품인 매체를 만들기 전에 콘텐츠를 먼저 만드는 일이 발생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수많은 디지털 텍스트 매체들의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3의 매체는 상상하기 어렵고 콘텐츠는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신문의 아우성도 사실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닐까. 신문들은 신문을 대체할 매체를 마련하지 못한 채 디지털 시대를 맞이했고, 텍스트를 인터넷으로 옮기는 변화에만 그쳤다. 책 시장도 마찬가지다. 


<콘텐츠의 미래>가 출간된 이후로도 우리는 아직 근본적인 변화가 아닌 콘텐츠 자체에만 매달리고 있다. 콘텐츠 유통 과정의 공백을 찾든지 새로운 매체의 형식을 고민하든지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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