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모였다

AI Collective@서울 커뮤니티 멤버 인터뷰 (2): 이중대 님

by 노창범

저는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에서 AI 서비스의 사업계획서와 IR 자료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내내 커다란 물음표 하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반겨할까?'


강조했던 ‘기존에 없던 서비스’라는 건 멋진 말이지만 뒤집어 보면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MVP 검증을 위한 조사에서 예비 사용자들은 새로운 기능에 환호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의 감탄사의 의미는 ‘신기하다’였지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 더군다나 구매를 하겠다는 약속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는 ChatGPT나 클로드 같은 AI의 쓸모를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AI는 빠르게 정보를 모으고 맥락을 정리하며 글의 초안을 작성해 줍니다. 순식간에 장문의 외국어 논문을 번역해 주고 주식 투자 종목을 추천해 줍니다.

어쩌다 보니 AI로 웹소설을 썼고 그 경험은 웹소설을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의 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AI라는 커다란 파도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넘실대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파도 너머에 어떤 세상이 올지 제 얕은 식견으로는 아직 헤아리기 힘듭니다.





그런데 최근 다양한 이들과 함께 이에 대한 생각을 모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저는 8월, 'The AI Collective'라는 커뮤니티의 첫 정기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 모임은 샌프란시스코에서 AI라는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함께 고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탄생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몇 명의 지인들이 모였고, 지금은 25개 이상의 글로벌 챕터에 8만 명이 속해 있습니다.


https://www.aicollective.com/


그리고 이번에 한국에도 그 닺을 내렸습니다.


첫 모임에 다양한 이들이, 그만큼 다양한 이유로 이 모임에 참석했으며, 그들이 현재 AI와 함께하는 방식도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모임이 가져갈 정체성에는 모두가 뜻을 함께했습니다. 바로 '모두를 위한 AI'였죠.


공급자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AI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모임, 앞으로 'The AI Collective' 서울 모임이 나아갈 방향일 것입니다.


AI Collective@Seoul 첫 모임을 마치고 멤버들과 함께.


이 모임의 시작점에서, 서울 모임을 이끌고 있는 있는 이중대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인터뷰는 8월 26일, 역삼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습니다.


웨버샌드윅, 에델만 등 글로벌 PR 회사 한국 지사에서 리더로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와 채널 등장에 늘 관심을 기울여온 이중대 대표에게 ChatGPT는 또 다른 '새로운 채널'이었고 메시지하우스라는 회사를 창업하면서 함께한 그의 동업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는 제 옛 직장 상사이기도 합니다.)






Part 1: ChatGPT와 협업의 시작


Q. 대표님은 어쩌다 AI를 처음 사용하게 되셨나요?

"ChatGPT가 론칭하면서 이게 과연 무슨 채널인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2022년 11월부터 이 서비스의 행보를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질문하면 AI가 답을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게 참 신기하긴 했는데, 당시의 기술적 수준으로는 업무적 활용에 대해서는 좀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Q. 그래도 PR 전문가답게 새로운 채널로서의 ChatGPT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는 없었겠죠?

"유데미에 들어가서 ChatGPT를 활용하는 전문가의 강의를 찾아봤어요. 그러다 어떤 PR 전문가가 ChatGPT를 활용해서 보도자료 쓰고 위기대응 메시지를 만든다는 강의를 유료 결제해서 듣게 됐죠.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 유데미(Udemy) 전 세계 수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 글로벌 교육 플랫폼


Q. 업무에 본격적으로 ChatGPT를 적용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메시지하우스 회사를 창업할 때였어요. 2023년 가을부터 회사 콘셉트나 메시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ChatGPT와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ChatGPT에게 해외 메시지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면서 의견을 받는 과정에서 '얘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의견을 주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차리는 데 있어서 ChatGPT가 동업자 역할을 한 셈이죠."


그와 ChatGPT 협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성과는 위기 상황 대응에서의 활용이었습니다.

그는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가수의 후원금 관련 부정적 이슈로 방송국에서 취재 요청이 들어왔을 때 위기 대응을 맡게 됐습니다.


"기존 방식이라면 팀원들과 2-3일은 걸려 작성할 위기대응 문서 8~10개를 ChatGPT와 함께 5시간 만에 완성했어요. 보도자료, 입장문, Q&A까지 포함해서요. ChatGPT가 제공하는 견해가 모두 정답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까지 ChatGPT가 건드릴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Q. 'AI Ready'라는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있죠? 시작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AI라는 키워드가 사회적으로, 또 커뮤니케이션 업계에서 핫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걸 제 커리어에 연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년 동안 사용하면서 쌓았던 노하우와 경험들을 링크드인 네트워크에 있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이중대 대표가 발행하는 AI Ready 뉴스레터



Part 2: 혼자 배우기의 한계


AI 뉴스레터 'AI Ready'를 발행하며 전문성을 쌓아가던 이중대 대표. 하지만 혼자만의 학습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때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 건 캐나다에서 온 특별한 인연이었습니다.


Q: AI Collective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링크드인에서 캐나다에 있는 20대 중반 사업가와 연결됐어요. 이 친구는 대학에서 개발을 전공했지만 정규과정을 다 마치지 않고 바로 사업부터 시작한 케이스였어요. 그가 한국 시장에 대해 궁금해해서 몇 차례 화상 미팅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는데, 어느 날 AI Collective라는 커뮤니티를 언급하면서 '이런 게 서울에도 있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고요."


Q. AI Collective를 한국에 들여와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그 캐나다 친구 덕분에 AI Collective의 파운딩 멤버가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understanding'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더라고요. AI로 인한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샌프란시스코 멤버들이 처음 모임을 갖게 됐다는 거죠. 코로나가 끝나고 ChatGPT가 론칭하는 시점에서 AI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많은 상황이었는데, 영상 속 AI Collective 커뮤니티 멤버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AI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한국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36i7pkaHqow



한국과 해외의 사용자들 사이에 AI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AI Collective 커뮤니티는 북미에서 시작돼 해외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이렇게 개발자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함께 모여 AI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지식, 생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지역은 AI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한국은 AI Collective 같은 규모 있는 AI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고요."


Q. 지난 8월 첫 모임에서 나온 슬로건 '모두를 위한 AI'는 개발자 중심인 기존의 국내 AI 커뮤니티들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이었습니다. 슬로건으로서 '모두를 위한 AI'가 다수결로 정해진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세 그룹으로 나눠 서울 모임의 방향성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를 들어보니 모두 동일하게 AI의 사회적 의미를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기존의 한국 AI 커뮤니티는 교육, 비즈니스 성격이 강한데, 우리 모임에 모인 분들은 'AI가 스마트폰처럼 필수 아이템이 될 텐데 어떻게 하면 모두를 위한 AI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10대를 위한 AI 리터러시부터 40-50대 중장년층 활용까지, AI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하자는 의견이 나왔죠."


Q. 인상적인 키워드로 '소비자 중심'도 있었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주도하고, 국내 기업들이 그걸 쫓아가는 상황이죠. 그래도 국내 기업들이 그 존재감을 계속 유지하고 확장하려면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죠, 또 소비자들도 AI를 똑똑하게 활용하려면 서로 간의 의견 공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나 기업의 정책 결정에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소비자 중심 AI'를 중요하게 보자는 거죠."


이런 철학적 바탕 위에서 AI Collective 서울은 기존 커뮤니티들과 다른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교육 비즈니스가 아닌 평범한 사용자이자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AI를 '이해'하기 위한 공간으로 말이죠.

현재 15명의 초기 멤버로 시작한 AI Collective 서울, 연말에는 100명이 참여하는 모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중대 대표의 관심은 '규모'보다는 '가치'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Q. 서베이에서 이제 83.3% 대부분의 멤버들이 협업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원했는데 이런 협업 프로젝트는 어떤 목적과 형태로 진행될 것 같으세요?

"일단 디스코드로 커뮤니티 전용 채널을 만들 예정이에요. 그곳에서 다양한 주제가 오가고 어떤 주제에 대해 주도하는 멤버가 등장하면, 관심 있는 멤버들이 모여 해당 주제와 관련된 소규모 프로젝트로 진행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임 마지막에는 서베이가 진행되고 그 결과는 인사이트로서 공유된다.


Q. 특강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특강의 주제에 어떤 걸까요?

"AIEO, 즉 'AI 검색엔진최적화'에 관련된 특강을 생각 중입니다. 기존의 검색이 아닌 AI에게 질문을 통해 답을 찾는 사람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 기존 기업들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변화에 대해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제가 고민하고 경험한 노하우를 공유해 볼 생각입니다.


Q. 커뮤니티에 새롭게 합류를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분들에게 한마디를 해 주신다면?

"저는 AI Collective에 관심 있어서 오시는 분 안 말리고 떠나는 분도 안 말릴 거예요. 포용력이 있는 커뮤니티로 키우고 싶거든요. 이 모임에서 얻어갈 수 있는 건 멤버들과의 관계 구축입니다. AI와 관련된 주제별로 관심도 조금씩 다를 거고, 자신보다 먼저 고민한 분들도 있을 거예요. 이런 다양한 멤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분명 참여하시는 분들도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결심했으면 활발히 참여하고 또 이 커뮤니티에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고 참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AI Collective@Seoul 첫 모임


AI라는 파도 위에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 우리들. 이중대 대표는 그 파도를 타는 법을 혼자가 아닌 함께 배워나가자고 제안한다. AI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는 믿음으로.



* AI Collective@Seoul은 주로 링크드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거나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이중대 대표의 링크드인을 통해 신청하시고, 궁금한 사항도 문의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중대 대표 링크드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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