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창범 Apr 03. 2024

[아들뉴스 1] 네가 성년이 되어 볼 첫 공연은 뭘까?

2024년 3월 마지막 주(3월 25일 ~ 3월 31일)  

* [아들뉴스]란?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무려 자발적으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멀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B급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번 주에는 어떤 일이 세상에 있었나?' 아들에게 전하는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 네가 볼 첫 공연은 무얼까?


기사 제목 : 19세 청년에게 공연 관람의 설렘을 제공할 <청년 문화 예술 패스>

* 더프리뷰 : http://www.thep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88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문화관람 기회 확대를 위해 240억 원 규모의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을 3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해.


▲ 청년문화예술패스 로고


사업 대상은 올해 성년기에 진입한 19세 청년(2005년 생)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문화예술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감수성, 창의성을 배양하고 무엇보다! 적극적인 문화 소비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


2022년에 진행된 조사에 의하면 이 나이의 청년들의 특징은, 문화예술행사 관람 의지는 높은데 너무 비싸서 쉽게 접근하긴 어렵다고 해. (조사 대상의 31.3%)


사실 이 제도는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냐.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이 연령대 청년들에게 첫 공연 관람을 위한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으로 평균 300유로, 즉 40만 원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5만 원 지원이니 액수는 적지만 아마 공연관람료의 차이도 있을 거야.


이 혜택을 돈으로 주는 건 아냐. 그럼 다른 곳에 쓸 수도 있겠지? (예를 들어 '음주가무'와 같은...) 그래서 인터파크와 예스24에 가서 연령을 인증하고 지역을 선택하면 포인트로 지급되고 공연을 예약할 때만 쓸 수 있어.

▲ 청년문화예술패스 신청방법


** 아빠가 성년이 됐을 때 이 제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마 아빠가 처음 본 공연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이었을 거야. 대학교 1학년 때 미팅을 했는데 상대가 맘에 들어 아빠가 다니던 홍대 앞에서 다시 만난 적이 있거든. 그 친구가 홍대 앞에 있는 산울림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싶다고 했어. 하지만 아빠 머릿속에는 그 공연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지.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고 지방 출신의 아빠는 문화적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자라왔거든. 나중에 알아보니 티켓 값도, 용돈으로만 살던 대학생에겐 너무 부담되는 금액이더구나. 


자~ 이 상황만 본다면, 이 청년문화예술패스의 필요성이 와닿지 않니? 하하.

참고로 아빠가 처음 연극을 보게 된 건, 그 뒤로도 10여 년이 지난 후였어. 어쩌다 보니 문화지의 기자가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볼 기회가 없다가 친한 필자 한 분이 박정자 선생님이 주연을 한 <19 그리고 80>이란 공연의 티켓을 주셔서 처음 연극을 보게 됐지. 다음 날 편집부 사람들과 밥을 먹다가 어제 연극을 처음 봤어요!라고 자랑을 했는데 모두들 수저를 탁 놓고 나를 바라봤지. 그리고 일제히 이렇게 말했어. 


"아니 문화지 기자라는 넘이 그동안 연극 한 편을 안 봤다는 거야?"


몇 달 뒤에 아빠는 아빠 이름을 단 연극 코너를 연재하게 됐어. ㅎㅎ 그 뒤로 열심히 연극을 보게 됐거든.  

네가 성년이 됐을 때도 이 제도는 운영되고 있을까? 그럼 그때 네가 보게 될 첫 공연은 무얼까? 기대된다.



2. 이번 주는 벚꽃이 가득할 거야!


콘텐츠 제목 : 늦어진 벚꽃 개화시기, 한국관광공사 추천 벚꽃 명소!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rem_detail.do?cotid=beaa6c1f-fd1b-47a0-81c1-3260362fa729&con_type=11000


오늘 아빠는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벚꽃을 봤어. 너도 학교와 학원 오가며 봤을까? 

지난주부터 전국은 벚꽃으로 들썩였지. 그런데 예상한 벚꽃 개화시기보다 늦어져서 전국에서 예정된 벚꽃 축제를 미루거나 취소한 곳도 있었다고 해.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이 즈음되면 전국 '벚꽃개화지도'와 함께 벚꽃명소를 추천해 줘. 소개된 곳들을 나열해 보자면 이런 곳들이지.


* 서울 경복궁

* 충남 천안 각원사

*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 대구 이월드

* 제주 제주대학교와 전농로, 삼성혈

* 경주 홍무로 벚꽃길, 보문정 등등


이 시기에 기업들은 일제히 '벚꽃 마케팅'을 시작하지. 그 방법의 하나로 '벚꽃 에디션'을 출시하곤 해.

그런데 정말 벚꽃의 개화와 기업의 매출은 관련이 있을까? 관련해서 KB국민은행에서 데이터로 분석을 해봤어. 그래서 이런 결과를 내놨지.


▲ 2023년 전국 벚꽃 명수 매출액 증감 탑 3 (출처 : KB 국민카드)


주요 벚꽃 명소 42곳 인근, 약 6,300개 음식점과 카페, 디저트 전문점, 그리고 편의점 등에서 2023년 벚꽃 개화 2주 전과 2주 후 발생한 매출 데이터 38만 건을 분석했어. 결과가 어땠을 것 같아?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하동 쌍계사' 지역은 무려 매출이 335% 증가했대. 이어서 인천 대공원은 112%, 대전 대청댐은 103%, 울산 작천정은 109%, 청양 장곡사는 100%가 올랐다더라.

이러니 기업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벚꽃 마케팅을 하는 거겠지? 


스타벅스에서는 무려 '벚꽃 여행지도'를 내놨어. 요렇게.

▲ 스타벅스 벚꽃 여행 지도 (출처 : 스타벅스)


벚꽃놀이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이 지도를 본다면, 그래 여기로 가자, 그리고 간 김에 스타벅스나 들러볼까? 생각할 가능성이 커지겠지?

그래서 스타벅스에 들리게 되면 이런 벚꽃 에디션도 만날 수 있게 되는데, 기념으로 구매할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 이런 게 바로 벚꽃 마케팅의 맥락이라 할 수 있어.


▲ 스타벅스X퍼민 협업 벚꽃 디자인 상품(출처 : 스타벅스)

 

올해는 기업들이 어떤 벚꽃 에디션들을 선보일까? 아빠가 블로그에 정리를 해놨으니 시간 되면 한 번 쓱 살펴보길. 아빤 이 중에서 벚꽃향이 찐하게 난다는 '고농축 피죤 실내건조 체리블라썸'과 무려 '도드람 한돈 벚꽃 에디션'이 심히 당기네.

* 벚꽃 에디션 정보 : https://blog.naver.com/hi_paper/223398711555

  

** 아빠는 밤의 벚나무숲은 좀 무서워. 아마도 어렸을 때 벚꽃과 관련된 문학작품으로 처음 접한 게 사카구치 안고라는 일본 작가의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너도 늦은 시간에 학원에서 오다가 벚꽃을 마주하겠지? 어떤 생각, 혹은 기분이 들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마음의 여유가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 가끔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멋진 풍경들을 보고 사라질 향기들을 호흡해 보는 것도 좋겠다. 

초등학교 때 초여름 하늘을 보고 엄마에게 전화해서 "엄마 하늘이 파래!" 하던 너의 감성, 어디 가겠니? 


한 번쯤 손을 뻗어 벚꽃의 야들야들한 촉감을 느껴보길.


3. AI가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와준다면, 네게도 도움이 되겠지?


기사 제목 : "구직할 때 챗GPT로 자소서 쓰면 어떨까?" 기업 65.4%의 반응은 예상 외라 K-직장인의 귀는 쫑긋 선다(설문조사)

* 허프포스트코리아 :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218133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작년 11월부터 12일까지 진행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어. 이번 조사가 눈에 띄는 건 'AI챗봇을 이용해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쓰는 지원자에 대해 상위 기업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지. 


챗GPT는 많이 들어봤지? 그거로 쓴 책이 출간되기도 하고 이미지도 생성하고, 그러다 보니 기업에 지원하는 이들이 자소서를 쓰는 데 챗GPT를 활용하는 것도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럼 조사 결과를 보자고!


* 챗 GPT를 활용한 자소서 인식은 '독창성과 창의성이 없어서 부정적이다'라는 답한 기업이 64.1%, '기술 변화를 활용해 긍정적'이라 답한 13.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채용에 영향이 없다고 답한 곳은 22.2%였음.


* 기업 중 73%는 자조서 작성에 챗 GPT를 활용했는 판별하지 않고 있었으나 활용이 확인되면 해당 전형에서 감점(42.2%)하거나 불합격 처리(23.2%) 하는 등 불이익을 줄 거라는 기업이 '영향 없다(34.6%)'고 한 기업보다 많았음.


* 기업들은 챗 GPT로 인해 '자소서 선별 역량을 강화(51.1%)'하거나 '자소서 외 다른 전형을 강화(41.0%)'할 것이라고 답변 


* 채용 방식으로 정기 공채만 운영하는 기업은 단 1%에 불과할 정도록 수시채용이 보편화디고 있는 가운데 채용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은 서류(7.3%), 필기(0.6%) 보다 면접(92.1%)으로 면접을 통해 직무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남.


* 기업이 채용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직무 관련 일 경험(35.6%), 직무역량(27.3%), 전공지식(22.5%) 순임.


일부 기업들은 자기소개서를 프로그램을 통해 심사를 하기도 한대.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동일한 단어나 문장이 반복되는지 같이, 논문표절 검사 프로그램 같은 걸 사용하는 것 같아. 오히려 대부분 오랜 경력으로 눈치 100단이 된 채용 담당자들의 직감을 신뢰하지.


그런데 아빤 이 기사를 보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 '자소서를 쓰는 데 챗GPT를 활용하는 게 왜 문제가 될까? 게다가 감점이나 불합격까지 고려할 정도로 말야.'


챗GPT는 챗봇이야. 사람과 AI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거지. 그냥 AI에게 "나에 대해 합격보장!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줘~"하면 그 사람에 대한 자기소개서를 바로 쓸 수는 없다는 거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해. 최소한 자신이 해 온 경력, 공부한 것 등등 팩트를 알려줘야 한다는 거야.


** 최근에 '사람인'이라는 취업포털에서 AI기반(챗GPT 활용) 자기소개서 작성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해서 한 번 시험해 봤어.


(1) 자소서 초안 작성 기능이 보이지? 클릭하면!

채용포털 '사람인' AI 자소서 작성 기능 화면 캡처


(2) 그럼 직무분야와 경험 및 이력을 입력해 달라고 해. 즉, AI가 "너를 알려줘!"라 물어보는 거지.

채용포털 '사람인' AI 자소서 작성 기능 화면 캡처


(3) 아빠는 이렇게 입력해 봤어.


직무 : 마케팅

- 롯데 브랜드 마케팅을 함

- 삼성전자 SNS 마케팅을 함

- 해외 15개 나라를 배낭여행 


(4) 적용하면 결과는 이렇게 나와.

채용포털 '사람인' AI 자소서 작성 기능 화면 캡처


(5) 다섯 번까지 수정을 해준다는데 수정을 요청하면 이런 버전들이 나와.


1회

마케팅 분야에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롯데와 삼성전자에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SNS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소통 전략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외에도 해외 15개 나라를 배낭여행 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역량을 키우고자 합니다.


2회

롯데 브랜드 마케팅 및 삼성전자 SNS 마케팅을 했습니다. 15개 나라를 배낭여행 하며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을 즐기며, 항상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3회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롯데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고,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SNS 마케팅을 이끌었습니다. 해외 15개 나라를 배낭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소비자 행동을 경험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키웠습니다.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어때? 약간씩 맥락이 다르지? 콘텐츠(이력과 경험)는 그대로고 말야. 아무리 AI가 발달한다고 어떻게 사람이 겪어온 일과 경험까지 손댈 있겠니. 그저 좀 더 기업의 구미에 맞춰서 맥락을 요렇게 저렇게 바꿔볼 뿐이지. 하지만 아직 개인의 콘텐츠(경험)가 많이 않은 신입 채용의 경우엔 AI의 자소서가 좀 더 영향을 끼칠 것 같긴 해. 


결론은 네가 좋은 살아가며 콘텐츠들을 만들어 가면 좋겠구나. 자소서는 AI가 써줄 테니 말야. (좀 이상한 결론인가? ㅎㅎ)


그럼 한 주 또 열심히 살아보자고! 


- fin


작가의 이전글 "메리 크리스마스" 10월 29일의 이태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