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생각 (2)
내가 파리를 다녀온 후 구구절절 좋은 감상을 늘어놓은 것과는 다르게, 파리에서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급하게 구한 호텔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건물이었고 난 그만큼 오래된 화장실이 딸려 있는 4층방을 썼다. 파리에서 처음으로 밥을 먹은 식당에선 앞 테이블 손님 발 옆을 지나가는 쥐를 봤다. 설렌 마음으로 들어간 식당의 직원이 불친절하기도 했다. 뭐 인종차별은 아니었고 모두에게 불친절한 사람이었다. 집시들이 날 둘러싸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애써 찾아간 곳들의 문이 닫힌 건 꽤 흔한 일이다. 그 외에도 여러 어려움과 당황스러움은 늘 함께했다.
그럼에도 나는 파리를 사랑한다. 저런 단점들을 발견했기 때문에 완전해진 것 같다. 장점들 밖에 못 느꼈다는 것은 오히려 단점을 외면하려 애쓰거나 흔히 말하는 콩깍지의 힘이겠지. 좋은 기억만 있었다면 일종의 판타지로서 그냥 그렇게 두루뭉술 나에게 남았을 텐데 안 좋은 기억까지 함께함으로써 현실임을 확인시켜 줬다.
단점을 알고 있음에도, 심지어 확실히 느꼈음에도, 장점들에 주목하고 빠져 있다. 매력적이다. 그래서 나는 파리를 최고라고 말하기보다는 '사랑한다'라고 말하게 되었나 보다. 내가 느낀 파리는 사랑이었고 사랑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