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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찬 Apr 01. 2023

참 괜찮은 태도를 읽고

내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해 준 책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지음



나도 그렇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내게 처음으로 사 준 크레파스는 12색 세트였는데, 금색과 은색 등 더 다양한 색깔이 들어 있는 크레파스를 사 주지 못한 걸 내내 미안해했다. 하지만 나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옆에서 칭찬해 주는 아버지의 따스함에 충분히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참 괜찮은 태도, 제115쪽)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사람, 큰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다. 가족, 그리고 연인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잠깐 최근에 수사관과 피의자 관계로 만나게 된 한 남성의 얘기를 하자면, 그 남성은 처와 일찍 이혼하여 중·고등학생인 아이 셋을 원룸에서 혼자 키우고 있었고, 냄새도 나고 볼 품이 없어 보였지만, 아이들이 하교를 하고 귀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가는 짧은 순간에도 그 남성에게 꼬박꼬박 전화를 하여 안부를 묻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등 아이들에게는 그 남성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고 의지처가 되는 것 같았다.


  


‘참 괜찮은 태도’의 위 부분을 읽으면서, 위 남성이 생각이 났고, 사회적 지위의 고하, 외모, 학력, 재력을 불문하고 누군가에게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과 의지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정감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감정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역시 누군가에겐 그럼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족도 좋겠지만 가족 이외에 의지할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인생은 거기서 나오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더 자신감 있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족 이외에 그러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복일 것이다.



직업 특성상 만난 사람들 중에는 안정감을  는 사람을 곁에 두고도 유흥과 도박, 그리고 범죄에 까지 빠진 사람들을 많이 봤었기에 안정감을 기반으로 나오는 자신감 있는 행동이 사회나 주변에 바람직한 행동이어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해둔다.


  


‘참 괜찮은 태도’ 책의 저자는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이라고 한다)의 VJ이고, 2007년 다큐 3일이 시작할 당시부터 12년 동안 활동한 사람으로, 책의 내용은 다큐 3일을 촬영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나는 과거에 다큐 3일을 흥미 있게 시청하였던 사람 중 한 명으로 다큐 3일의 VJ가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느낀 점 또는 깨달은 점이 무척이나 궁금하였고, 기대만큼 끝까지 흥미를 놓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으며 마지막 장에 와서는 아쉬운 느낌마저 들 정도로 흥미 있게 읽은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난 소감에 대해 짧게 요약하자면 ‘머리를 세게 맞은 듯 충격적인 큰 깨달음'은 없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온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마치 온돌같이 평안한, 시골 할머니 집에 들어온 듯 푸근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어쩌면 저자도 다큐 3일을 촬영하며 느낀 점이 일상적인 따뜻함과 소박한 인류애가 많아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그런 따뜻함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경찰 수사관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관련 업무들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실망적인 모습들을 자주 보고, 직장 내·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책에서 나오는 따뜻함과 인류애를 많이 상실하고 점차 폐쇄적이고 속물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과중한 업무량과 그에 따른 보상이 적어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관련인들에게 격양된 태도로 모진 말을 하게 되어 민원을 게 되는 등 업무적으로 보람을 느껴 본 적이 잘 생각나지 않고 사건만 빨리 빼라고 압박당하는 환경에 어느샌가 부정적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던 내 모습이 따뜻한 내용의 책을 읽으며 많이 대조가 되었고, 앞으로는 좀 더 따뜻한 마음과 내 직업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 중에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가 흥미 있게 다가왔는데, 실로 대단한 청렴의 업적을 남기고 사회에 모범이 되어서일까 나 또한 깨끗한 마음, 매사 수행하는 태도로 내가 생각하는 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청렴한 생활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영향력은 보잘것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그 한 사람의 굳건한 희망과 긍정이 주변에 빛을 내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우리 조직에서 희망과 긍정의 빛을 놓치지 않게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잘 관리해서 좀 더 나은 나 좀 더 나은 우리 조직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해야지.



  

또 책에서 10 가구 밖에 사람이 살지 않는 용호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거기서 저자가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저자의 예상과는 달리 소소한 일상에도 큰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아 유쾌하신 분들이었고,  매사 웃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주변에 웃음을 잃고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용호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주변엔 늘 웃을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웃음을 공유할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복이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이와 빵빵 터지는 웃음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가깝고 친밀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편백 나무가 많아 전국 암환자들이 모여들고, 암환자들 중에서는 그곳에 오래 머물기까지 한다는 전남 장성의 축령산 촬영하게 되었는데, 방송을 위해 촬영을 거부하는 암환자들을 억지로 촬영하기보다는 운 좋게 만난 환자의 일부분만 촬영하면서 암환자들을 방송의 소재로 쓰지 않기로 결심하며 '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기를'이라는 말을  남기게 된다.




그런 작가의 깨달음을 느끼며, 나 역시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의 호의를 바라거나, 상대방을 이용하려고 했던 순간이 떠올라 반성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여러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떠한 순간에도 상대방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기를 다짐하였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축령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사람들의 삶과 태도를 엿보며 뚜렷하지는 않지만 이타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준 책,

좀 더 내 인생의 태도를 견고히 하고 썩어가고 쓸모없는 부분을 도려낼 수 있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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