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마지막주 미션으로 500쪽짜리 이상 벽돌책 읽기 미션이 있었는데, 나는 언젠가 신박사님이 추천해 주신 '영양의 비밀'을 읽게 되었다.
500쪽 읽기에 도전하면서 서점에서 이 책을 살펴봤을 때는 500쪽 하고 60 몇 페이지 되니깐 쉽게 읽겠는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큰 자만이었던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부족한 문해력 때문인지, 배경지식이 없어서인지, 흥미가 없어서인지 글이 술술 잘 읽히지 않았고,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서 정독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엄청 필요하게 되었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충만감을 항상 느끼는데, 영양의 비밀은 내용 때문인지, 그 양을 일주일 만에 읽어서인지 울림이 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번 더 다시 읽게 되면 분명 내가 이해 못 했던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다른 책들을 더 읽은 후에 재독 해봐야겠다.
이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어렸을 적 재밌게 본 만화영화 배추도사 무도사가 블록버스터 아바타 영화로 끝나는 느낌'의 책이었다.
책 제목처럼 영양의 비밀이라고 해서 나는 건강의 좋은 음식에 대해 소개하고 그에 따른 메커니즘에 대한 책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그와 관련해서 더 큰, 더 심오한 얘기를 펼쳐나갔고, 결국 저자는 범지구적인, 범우주적인 얘기를 끝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책에서 사슴들과 초식동물들의 얘기가 꽤 많이 나오는데,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읽어가는데 꽤나 힘들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저자님이 콜로라도 고지대에서 자라며 숱한 자연을 친구 삼아, 자연의 일부분으로 자라왔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영덕군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자라 초중고를 그곳에서 졸업한 나는 그 내용을 읽으며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곳에서 어렸을 적 할머니가 바다에서 구해오신 먹거리를 먹으며 자라왔고, 동네 형들과 성게 알을 까먹고 놀던 나는 그곳 바닷가의 냄새를 맡고 파도소리를 들을 때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타지로 나오게 된 대학생 시절에도 영덕 할머니 집에 가게 되면 밤에 이유 없이 바닷가에 나가 밤하늘을 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한창 시간을 보냈는데, '나도 내가 자란 고향의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어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님이 자연과 하나 됨을 말하는 부분을 읽으며 내 고향 영덕 대진 바닷가가 많이 생각이 났다.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음은 축복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자연과 더 친숙하게, 자연 속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에 읽었던 '참 괜찮은 태도'에서 암환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장항 축령산의 편백나무 숲에 올해 꼭 가서 그곳에서 1박을 하며 자연과 하나 됨을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또 저자님은 책에서 "먹이를 통해 어떤 생명체를 중독시키고 싶다면 1. 특별한 맛과 냄새가 없어 이 먹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 신호를 내지 않는 독이 필요하다. 2. 독이 든 먹이를 먹었을 때 함유된 영양소의 피드백 때문에 당장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할 수 있지만, 몇 시간 혹은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나서야 치명적인 영향이 나타나면 훨씬 효과적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합쳐지면 더할 나위가 없다."라고 하면서 로코풀에 중독된 소의 이야기와 묏황기에 중독된 크리스 맥캔들리스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나는 소 얘기에 또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로코풀의 중독된 소와 크리스의 얘기를 현대인의 식습관과 비교하며 슈퍼마켓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가공식품 독성에 중독되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현대인들의 가공식품과 관련된 식생활은 치명적인 영향이 나오는 기간의 차이가 더 길 뿐 소름 돋게도 생명체를 중독시키는 방법과 동일했다.
그래서 나부터 식습관을 필수적으로 바꾸고 건강한 삶을 살아서 주변 사람들의 건강도 개선시켜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에 '프레드 프로벤자 교수의 평생 연구가 담긴 역작!'라는 문구가 있는데, 진짜 이 책 한 권에 저자님의 평생 연구가 집대성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최근에 독서하며 알게 된 지식들(예를 들면 장내 미생균과 관련한 얘기,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좋다는 얘기)도 책에 나올 때면 반가웠다.
끝으로,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점을 비유로 표현하자면, 나는 책 내용을 뿌리면서 뛰어가는 교수님의 뒤를 억지로 쫓아가며 그 내용들을 주워 담으랴, 뛰어가랴 하면서 내용들을 많이 놓쳤던 것 같다. 끝까지 저자님의 뒤를 다 쫓아왔을 때 어느새 나는 우주로 나와 있었고, 교수님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곳을 보여주어라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되돌아가면서 내가 놓쳤던, 저자님이 뿌려둔 내용들을 다시 줍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가 가본 우주를 설명해 주어 같이 보여주고 느끼게 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