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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Nov 12. 2022

산책자 낭독회를 가기 전

어제 처음으로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실물을 보았다.





한 번 쭉 읽어보고,

정을 붙이는 시간을 가졌다.


각각의 책은 나의 글과 디자인, 편집에 따라 전혀 다른 물질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적당히 미워하고 괴로워하다가 다시, 그럼에도 사랑해주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울에 빠지는 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아무튼 간에 책에 어떤 문장을 적어둘까, 잠시 떠올리다가

결국 한 문장 말고는 물어볼 게 없다고 느꼈다.



우리는 어떤 아이였을까?


당신은 어떤 아이였을까?




다시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는 순간이 올까?



작은 공간에서 벌어진 우리의 삶이

그저 웃고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된 이야기는 


미래가 있다면


당신과 나의 이야기였음을 밝히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문장을 남기고, 

(이 책은 오늘 낭독회에 참석하는 분들 중 누군가 가져가게 될 미래의 책이다.)


아직 주인을 모르는 책을 조금 더 들여다보았다.




출근을 하다가 가끔 군고구마를 살 때가 있다.


-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하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요.


맥반석에 놓인 고구마에 붙은 문구였다. 


늦을까봐 몇 번이나 서성이다 

결국 집어들고는 봉투를 손에 쥐고 포근한 마음으로 걸어갔다.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문장.

그렇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고구마, 라는 단어를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그랬으면 좋겠다. 



#일기, #사인본, #오늘어린이가내게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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