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것 같아. 오히려 크리스마스 당일보다도 한 달 전쯤부터 쏟아지는 크리스마스 노래들, 반짝이는 전구들로 장식되는 길거리, 따뜻한 니트와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보며 설렐 때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해.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북적거리는 거리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전 국민이 힘들었던 2020년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나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바라건대, 가족들과,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소소하게 지내고 싶어. 원래 왁자지껄하게 여럿이 모여 파티를 벌이는 걸 좋아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고, 그렇다면 집에서 핫초코를 마시고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보며 그렇게 기념하고 싶어.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가 '학생'으로서 맞이하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이상하다.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어떤 모습일지 도저히 상상이 안 돼. 항상 '다음', '성장', 'Next step'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다음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게 되네. 그런 나의 특성 때문에 나는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못했고, 어쩌면 누군가가 보기에는 조금 조급해 보였을 수도 있겠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은 나를 견디지 못하게 하거든. 하지만 코로나라는 커다란 변수가 우리 삶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도저히 내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리고 건강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내년의 목표를 세우고 있는 나, 여담의 성장을 그려보고 있는 나를 보고 정말 징하다는 생각이 들어.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듣똑라)>에서 들은 건데, 이제부터는 디지털 아카이빙이 중요해진다고 하더라고. 나의 정체성을 온라인으로 드러내고, 그걸 꾸준히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 말이야. 나는 온라인에서 어떤 영역을 파고들 수 있을까, 어떤 주제로 나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요즘 하고 있어. 너와 함께 하고 있는 팟캐스트도 하나의 아카이브가 될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팟캐스트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 우리가 정말 자랑스러워.
요즘 내가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기초 금융상식, 애프터이펙트, 노션 등의 업무 툴, 그리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마침 종강하고 나면 방학이니까 이런 것들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프리미어도 제대로 못 쓰는 주제에 애프터이펙트를 다루고 싶어 하는 게 욕심 같이 느껴지긴 하지만, 모션 그래픽을 사용해서 영상을 좀 더 다채롭게 만들고 싶어. 그리고 이건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잠긴 생각들'로서 유튜브 영상도 찍어보지 않을래? 맨날 너한테 이거 해볼래? 저거 해볼래? 하고 던져놓기만 하는 것 같네. '잠긴 생각들'에서도 그렇고, '여담'에서도 그렇고 정작 어떤 이슈에 대해서 깊이 있게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카메라를 틀어놓고 같이 얘기하다 보면 그게 우리에게도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해보고 싶은 건 정말 많은 녹마······.
아무튼 그저 나 혼자 공부하고, 나 혼자 노트에 기록하는 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 같아. 내가 공부한 것을 기록하고, 그걸 온라인에 발자취로 차곡차곡 모아놓는 것, 그걸 좀 더 깊이 고민해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