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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 Oct 04. 2022

to do list 유목민의 앱 사용 후기

to do mate 앱 한 달 사용후 느낀 장단점

나는 왜 to do list를 쓰는가. 할 일을 까먹지 않기 위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 위해, 내가 해낸 사소하고 소중한 일들을 나라도 기억해 주기 위해 쓴다.


to do list를 적는 곳은 계속 변했다. 이면지, 내가 디자인한 to do list 메모지, to do list를 적을 수 있게 만들어진 수첩, 네이버 메모장 등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지금은 to do mate라는 앱을 한 달째 사용 중이다. 단점만큼 장점도 또렷해서 한동안은 계속 써 볼 생각이다. 




-내가 느낀  to do mate 앱의 장점.


 1. to do list를 적기에 적합하다.

복잡한 기능이 없는 직관적인 앱이다. to do list를 적기 좋도록 잘 만들어졌다. 일정을 시간이나 사진으로 인증하는 기능, 알림 기능도 있다. 반복되는 일정을 자동으로 등록할 수도 있고 카테고리별로 나눌 수도 있다. 


2. 서로의 to do list를 응원해 줄 수 있다. 

to do mate 앱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sns처럼 이 앱에도  팔로워/팔로잉 기능이 있다. 서로의 to do list에 이모티콘을 통해 응원을 남길 수 있다. 종이 위에 to do list를 쓸 때와는 달리 mate들의 응원(또는 관찰)을 받음으로써 일정을 완료해야겠다는 결심이나 에너지가 솟는다. 다른 사람들의  to do list를 보며 건강한 자극도 받을 수 있다.


3. 댓글 창이 없다.

to do list를 작성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하루를 알차게 살고 싶은 부류일 것이다. 만약 to do mate 앱에 댓글 창이 존재한다면 응원 글을 남기느라 내 일정을 수행하는 데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 


4. 일기를 쓸 수 있다.

이 기능 덕분에 뜬금없이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달력에 일기 안 썼다고 빵꾸 나는 게 싫어서 뭐라도 쓰게 된다. 일기는 전체 공개/일부 공개/나만 보기로 설정할 수 있으며 사진도 올릴 수 있다. 일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후련하고, 글쓰기 연습도 할 수 있고, 일기를 다듬어 블로그와 브런치에 에세이로 올릴 수도 있으니 만족스럽다. 


5. 주별/ 달별로 볼 수 있다.

앱에서는 달력을 주별/ 달별로 선택하여 볼 수 있다. PC버전에는 주별 달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6. PC 버전이 있다.

큰 장점이다. 나는 원체 스마트폰으로 타이핑하는 걸 싫어한다. 카톡이나 밴드도 PC버전을 주로 사용한다. to do mate도 PC버전을 제공해서 할 일과 일기를 편하게 작성할 수 있다. 게다가 PC버전엔 광고도 안 뜸.




-내가 느낀  to do mate 앱의 단점


1. 반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

PC버전은 조금 낫지만 스마트폰 앱으로는 이모티콘 하나 붙이는데도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검색과 알림 페이지는 말도 못 하게 느리다. 나는 맘에 드는 mate 몇 분께 정착한 후부터 검색과 알림 페이지를 아예 건드리지 않는다.


2. 앱에 광고가 많이 뜬다.

앱을 열자마자 프리미엄 버전을 구독하라는 것부터 시작하여 각종 광고가 뜬다. 앱을 사용하려면 무조건 1,2초의 광고 터널을 지나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광고를 끌 수 있는 X 표시가 잘 눌리지도 않는다. 평온한 하루를 살고 싶다면 PC버전을 이용하거나 그냥 프리미엄 버전을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3. 일기 쓸 때 글자 입력 오류가 생긴다.

일기 쓸 때 어떤 부분에선 글자가 제멋대로 입력된다. 줄바꿈을 하면 해결이 되긴 하는데 조금 불편하다.


4. 이모티콘을 붙이면 난잡해진다.

일정을 응원하기 위해 붙인 이모티콘이 to do list의 미관을 해치며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디자인 보완이 시급함.


5. 내가 원하는 mate를 찾으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to do mate 앱은 주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 수험생이 많이 쓴다. to do list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내용이 공부와 관련된 것임을 보면 알 수 있다. 학생이 아닌 사용자가 자신과 비슷한 루틴을 지향하는 mate를 찾기는 꽤 어려울 것이다. 나도 나와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이용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대신 그나마 조금이라도 공통분모가 있고 to do list를 작성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 다섯 명의 성실한 mate를 찾아 팔로우 중이다.


애써서 살다가도 뒤돌아보면 물거품만 남은 기분일 때가 있다. 내가 행하는 대부분의 일이 허드렛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압도적으로 많다. 어제 한 일을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야 하는 현실이 고달파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것만으로 얼마나 감사한가. 부르심을 받은 위치에서 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면 족하지 아니한가. 하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를 어여쁘게 봐주신다 하셨다. 그러니 식단 일기를 쓰고, 그릇을 정리하고, 면 생리대를 삶고,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도서관에 가는 작은 일들을 또다시 거행한다. 내게 주어진 일상, 내가 완료한 일정들 자체에 만족하고 감사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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