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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 Oct 12. 2022

역시 난 안정형 인간이구나

점심 먹은 후 『글로벌 거지 부부』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원래 이럴 계획이 아니었는데 이야기 자체가 너무 흥미 진진해서 그만... 유튜브 '미니멀 유목민' 채널을 통해 알게 된 부부의 이야기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점이 나와 같아서 관심 있게 시청하다가 책까지 읽어봤다. 책 속엔 그들의 이야기가 영상보다 더 자세하게 담겨 있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것 외엔 나와 참 다른 생활과 사고를 가진 그들. 너무 달라서 어떤 점은 신선했고, 어떤 면은 이질감을 느꼈다. 쓸데없는 사회 통념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시원하게 다가오는 부부다.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살며 전 세계를 여행하는 그들을 보면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나도 좀 더 모험심을 갖고 살아볼까? 조금은 더 여행을 즐겨 볼까? 낯선 상황에 뛰어들어 볼까?


하지만 이내 나는 '모험형'이 아니라 '안정형'이라는 걸 깨우치고 마음을 워워 시켰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우리 집의 어떤 상황에 대해 0.01퍼센트의 '변화의 가능성' 이 스쳐 지나가는 일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마음이 출렁였다. 기대감이나 스릴 때문이 아니었다. 불안과 막막함 때문이었다. 역시 나는 산꼭대기에 박힌 바위 같은 삶을 추구하는 못 말리는 '안정형 인간'인 것이다.


내가 어떤 인간이든 간에, 살다 보면 '변화의 가능성'을 넘어 '변화'라는 손님이 불쑥 찾아온다. 직접 초대할 배포까진 없지만 그 손님이 왔을 때 적어도 너무 마음 출렁이지 않도록 내면의 사이즈를 넓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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