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녹차 Oct 11. 2022

오늘 있었던 행복한 일들

1. 남편과 손잡고 새벽 기도회를 다녀왔다. 속닥속닥 수다를 떨며 새벽 골목을 걸었다. 행복했다.


2. 새벽 기도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들었다. 야곱과 에서의 재회를 통해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때와 방법과는 다르더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그분의 자녀를 선하게 인도하신다.


3. 해 뜨기 전, 산책로에서 파스텔톤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멍 때리며 구경했다. 점점 늘어나는 철새들의 비행도 바라봤다. 행복했다.


4. 산책 한 시간 후 7시 10분쯤 집에 돌아오니 큰애는 스스로 일어나 등교한 뒤였다. 막내도 스스로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으며 독서 중이었다. 아이들이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해서 감사하다. 큰애와는 카톡으로 아침 인사를 정답게 나눴다.


5. 막내 책상에 막내가 그린 캐릭터와 만화가 올려져 있었다. 너무 재밌고 웃겼다. 끅끅거리며 웃고 있는데 남편이 내가 우는 줄 알고 황급히 안방으로 왔다. 내가 울지 않는 걸 알고 안도한 남편과 함께 막내의 작품을 보며 낄낄 웃었다.


6. 새로운 이모티콘이 출시됐다.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콘셉트 중 하나였는데 출시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남편이 그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나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눈물 나게 고마웠다.


7. 오늘은 남편이 오후 출근이었다. 오전에 함께 장 보러 갔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로수들이 조금씩 물드는 모습도 함께 봤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과 함께 장을 본다. 나의 소중한 힐링 타임이다.


8. 점심으로 채소 수제비를 끓였다. 내 입에도 남편 입에도 정말 맛있었다. 남편이 "이제 나의 최애 음식 중 하나는 수제비"라고 말해줘서 기뻤다.


9. 막내의 공부를 봐주다가 과학 문제집에서 어이없는 실험이 나오길래 같이 웃었다. 처음엔 공부하기 싫어했는데 재밌는 내용을 읽더니 얼굴 표정이 풀어져서 다행이었다.


10. 오늘은 그림 작업할 때 집중이 잘 안됐다.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스케치를 하다가 마침내 새로운 캐릭터를 그렸는데 막내가 보더니 귀엽다고 말했다. 고마웠다. 그 후론 집중해서 열심히 그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11. 교복만 입고 다니기엔 서늘한 계절이 되어 마트에서 큰애를 위해 레깅스를  사 왔다. 하교한 아이가 입어보더니 고맙다고 했다. 편안하게 잘 맞는다고 해서 감사했다.


12. 저녁에 큰애가 줌으로 반 친구들과 조 모임을 했다. 조장이라서 친구들을 이끌고 있었다. 나름 애써서 잘 해내는 모습이 대견했다.


13. 밤에 깜빡하고 스킨답서스를 베란다에 두고 잘 뻔했다. 저녁에 기억이 나서 얼른 집안으로 들였다. 스킨답서스를 가을 추위에서 구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14. 자기 전에 식구들과 돌아가며 꼭 안고 뽀뽀하며 굿나잇 인사를 나눴다. 잘 자요, 사랑해요, 좋은 꿈 꿔요, 수고했어요. 


모두 모두 수고했어요.

작가의 이전글 지긋지긋한 밤 스마트폰질이여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