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편과 손잡고 새벽 기도회를 다녀왔다. 속닥속닥 수다를 떨며 새벽 골목을 걸었다. 행복했다.
2. 새벽 기도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들었다. 야곱과 에서의 재회를 통해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때와 방법과는 다르더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그분의 자녀를 선하게 인도하신다.
3. 해 뜨기 전, 산책로에서 파스텔톤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멍 때리며 구경했다. 점점 늘어나는 철새들의 비행도 바라봤다. 행복했다.
4. 산책 한 시간 후 7시 10분쯤 집에 돌아오니 큰애는 스스로 일어나 등교한 뒤였다. 막내도 스스로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으며 독서 중이었다. 아이들이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해서 감사하다. 큰애와는 카톡으로 아침 인사를 정답게 나눴다.
5. 막내 책상에 막내가 그린 캐릭터와 만화가 올려져 있었다. 너무 재밌고 웃겼다. 끅끅거리며 웃고 있는데 남편이 내가 우는 줄 알고 황급히 안방으로 왔다. 내가 울지 않는 걸 알고 안도한 남편과 함께 막내의 작품을 보며 낄낄 웃었다.
6. 새로운 이모티콘이 출시됐다.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콘셉트 중 하나였는데 출시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남편이 그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나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눈물 나게 고마웠다.
7. 오늘은 남편이 오후 출근이었다. 오전에 함께 장 보러 갔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로수들이 조금씩 물드는 모습도 함께 봤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과 함께 장을 본다. 나의 소중한 힐링 타임이다.
8. 점심으로 채소 수제비를 끓였다. 내 입에도 남편 입에도 정말 맛있었다. 남편이 "이제 나의 최애 음식 중 하나는 수제비"라고 말해줘서 기뻤다.
9. 막내의 공부를 봐주다가 과학 문제집에서 어이없는 실험이 나오길래 같이 웃었다. 처음엔 공부하기 싫어했는데 재밌는 내용을 읽더니 얼굴 표정이 풀어져서 다행이었다.
10. 오늘은 그림 작업할 때 집중이 잘 안됐다.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스케치를 하다가 마침내 새로운 캐릭터를 그렸는데 막내가 보더니 귀엽다고 말했다. 고마웠다. 그 후론 집중해서 열심히 그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11. 교복만 입고 다니기엔 서늘한 계절이 되어 마트에서 큰애를 위해 레깅스를 사 왔다. 하교한 아이가 입어보더니 고맙다고 했다. 편안하게 잘 맞는다고 해서 감사했다.
12. 저녁에 큰애가 줌으로 반 친구들과 조 모임을 했다. 조장이라서 친구들을 이끌고 있었다. 나름 애써서 잘 해내는 모습이 대견했다.
13. 밤에 깜빡하고 스킨답서스를 베란다에 두고 잘 뻔했다. 저녁에 기억이 나서 얼른 집안으로 들였다. 스킨답서스를 가을 추위에서 구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14. 자기 전에 식구들과 돌아가며 꼭 안고 뽀뽀하며 굿나잇 인사를 나눴다. 잘 자요, 사랑해요, 좋은 꿈 꿔요, 수고했어요.
모두 모두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