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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월의 어느 날.
나는 스마트폰 중독이었다.
낮엔 바빠서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지만
자려고 누워서 부터가 문제였다.
온갖 쓸데없는 영상을 봤다.
1시, 2시까지 인터넷을 헤매고 다녔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아침에 피곤에 찌든 상태로 일어났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일상생활도, 기도 생활도 엉망이 됐다.
밤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봤다.
폰을 서랍에 넣어두고 잤다.
전원을 끄고 잤다.
기상 알람은 탁상시계로 대신했다.
스크린 타임 암호 설정도 해봤다.
모조리 허사였다.
서랍에 넣어 둔 폰을 꺼내서 봤고,
전원을 다시 켜서 봤고,
스크린 타임 암호를 풀어서 봤다.
나의 절제력으로는 도저히
야간 스마트폰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내 힘으로 싸우길 포기했다.
나는 핸드폰을 가족에게 가져갔다.
스크린 타임 비번을
내가 모르는 숫자로 설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즉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났다.
그 날 이후 단 하루도
중독으로 돌아간 적이 없다.
그 날부터 내 스마트폰은
밤 9시 30부터 새벽 5시까지 잠을 잔다.
나도 같은 시간에 꿀잠을 잔다.
가족에게 진즉 부탁하지 않은 이유는
창피해서였다.
오롯이 스스로, 내 힘으로
스마트폰을 절제해보고 싶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던 것 같다.
이럴 때 도움 받으라고
가족이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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